[현장 25시/황윤재]여름철 세균성 질병 대비를(5/24)
[현장 25시/황윤재]여름철 세균성 질병 대비를(5/24)
  • by 양돈타임스
여름철 세균성 질병 대비를

황윤재 수의팀장
영동양돈농협

올해는 여름 더위가 보통이 아닐 것이라 하는 예보가 벌써 살 떨리게 합니다. 이번 여름은 100여년만의 초강력 더위라 하니 몸이 비만한 저도 걱정입니다만 저의 몇 배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는 농장의 번식돈들이 더욱 걱정이군요.
작년 여름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여름에도 곳곳의 많은 농장에서 적지 않은 번식돈들이 죽었다고 하는군요.
일반적으로 혹서기에 모돈 등이 급사의 형태를 취하며 죽는 경우는 열사병으로 인한 경우와 돈단독 등의 감염증으로 인한 경우가 잘 알려져 있지만 또 다른 경우로 클로스트리디움이라는 세균에 의한 폐사의 경우도 적지 않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양돈농가에 클로스트리디움 감염증은 아주 어린 포유자돈(주로 1주령 이내의)에게 괴사성 장염을 일으켜서 한 복의 자돈 대부분을 죽게 만드는 질병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의외로 덩치가 큰 모돈들도 이런 세균 때문에 하루아침에 불귀(不歸)의 객(客)으로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이런 증상은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죽어서 누워있는 모돈을 보노라면 마치 심급성 흉막폐렴으로 급히 죽은 비육돈의 경우처럼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고 사지말단이나 복부에 치아노제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는데 이럴 경우 모르는 분들은 이것을 보고 모돈이 흉막폐렴으로 죽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클로스트리디움은 비록 세균이지만 불리한 환경에서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일종의 막(아포)을 형성하는 막대기 모양(桿菌)의 미생물로 생존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내뿜는 독소는 워낙 독성이 강해서 일단 발병한 돼지들은 대부분 죽고 마는데 워낙 신속(?)하게 죽게 해서 축주는 감염된 돼지에게서 별다른 증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검을 해보면 특히 간에서의 특징적인 병변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이 검게(초콜렛 색) 변해있고 가스가 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질병은 특히 방목을 많이 하는 곳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방목이 흔한 외국에서는 클로스트리디움 백신을 많이 쓴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국산품으로 시판되는 제제는 없습니다. 그래서 만일 여름철마다 이런 증상으로 모돈의 피해가 발생하는 농장이라면 결국 항생제에 의존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질병의 원인균은 페니실린계열의 항생제에 감수성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페니실린 계열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페니실린을 포함하여 암피실린, 아목사실린 등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만일 불행하게도 지금 내 농장에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면 우선 아목사실린이나 암피실린 사료첨가제를 치료용량으로 넣어서 약 3~4주간 투여하고 지속성 페니실린제제를 주사한다면 도움이 되겠지요. 또한 여름철에 이런 질병의 발생이 우려된다면 적당한 시기부터 항생제를 미리 번식돈 사료에 첨가하여 비교적 장기간 투여할 수도 있지만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문제는 수의사와 상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