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5시]다시 구제역을 생각할 때(3/9)
[현장25시]다시 구제역을 생각할 때(3/9)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 25시!!!

다시 구제역을 생각할 때

황윤재 수의사
영동양돈농협 수의팀
016-451-8275

한 고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구제역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근년에 들어 2년 간격으로 봄철에 구제역이 발생하다보니 양돈계는 물론 전 축산업계와 행정당국의 긴장감은 극에 달한 느낌입니다. 하긴 가금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도 그렇거니와 과거의 구제역 발생으로 입힌 직간접 피해는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이기에 너나 할 것 없이 긴장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를 더욱 긴장시키는 뉴스는 지난 2월 초순에 몽골에서 구제역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는 것인데, 과거 우리나라에서 소와 돼지에게 발생했던 구제역바이러스가 동북아시아에서 유입된 것이라는 분석 결과와 동시간대에 중국에서도 구제역 발생 소문이 있었음을 상기해 본다면 저는 등골이 오싹할 지경입니다.
과거의 발생 예를 본다면 구제역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국경 검역이 기본적으로 완벽하게 수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뭐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그건 나라에서 정말 잘해야 할 일이고 양돈인으로서의 할 일은 또한 별도로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아래와 같이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만.
첫째는 소독입니다. 나라에서는 이 부분을 엄청 강조해서 3~5월 특별방역 기간 중에 ‘매주 수요일은 소독의 날’이라고 지정하고 일상적인 소독을 의무적으로 하지 않는 농가에겐 법적인 책임까지 묻는다고 합니다. 물론 양돈장에서의 소독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만 지난 일을 돌이켜보아 재고해야 할 점은 소독약제의 특성에 대한 사전 공부가 되지 않아 돼지에게 사용해서는 안 될 소독약을 돼지 몸에 마구 뿌린다든지, 돈체 분무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중요한 출입구 발판 소독조나 차량 소독조, 돈사 통로 소독은 무시한다든가 하는 등의 문제점이지요. 올 봄에는 각 양돈장 별로 이런 오류가 시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소독의 구체적 방법과 소독약의 선정방법은 가까운 곳의 양돈전문 수의사들과 상담하시면 더욱 좋을 것 같구요.
두 번째는 농장과 사람들입니다. 지난 구제역 발생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중국관련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옵니다만 우리 양돈업계의 사람들이 중국이나 몽골, 기타 구제역 발생국을 다닐 경우에는 매우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생명력은 거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의복이나 신발 등을 오염시키고 어설프게 소독하고 국내에 들어오는 무신경한 태도가 한 나라의 축산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뼈 속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또한 중국 같은 해외 여행지에서 값이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기류나 육가공제품을 사오는 것은 더구나 양돈장을 경영한다든가 축산관련 직업을 가진 이가 그런 다는 것은 다 같이 죽자는 막가파식 행동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길 바라며 만일 주변에서 이런 일을 보신다면 즉각 관계 당국에 고발 조치하는 등의 강력한 행동을 실천하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