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포럼/위기는 기회이다. (6월 4일)
양동포럼/위기는 기회이다. (6월 4일)
  • by 양돈타임스
위기는 기회이다.

농협중앙회 양돈양계부장 김운철

지난 2000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발생은 실로 오랫동안 다져온 국내 양돈 산업의 기반을 흔들기에 충분하였고 양돈업계가 받은 충격은 대단하였다. 그 때까지 국내 돈육산업은 삼겹살, 목살 등 국내 선호부위는 국내에서 소비하고 비선호부위인 안,등심, 후지 등을 일본에 수출하여 돈육수급구조의 안정을 이루고 있었다. 수출중단으로 넘쳐나던 비선호부위에 대한 처리가 양돈업계의 현안이 되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 농협 등 생산자단체, 정부, 소비자단체 등의 비선호부위 소비촉진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각 양돈주체의 총력 단결된 노력의 결실로 부위별 수급불균형을 일정부분 안정시켰고 돼지콜레라, 구제역 등 악성전염병의 차단, 재발방지에 양돈업계의 모든 힘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금년 6월 수출재개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들려 온 강원도의 돈콜레라 발생에 이어 안성, 진천, 용인 등에서의 연이은 구제역 발생소식은 양돈업계의 커다란 충격이었으며 2년전에 소에서 발생하였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전염성이 강한 돼지에서 발생하였다는 소식은 그 심각성을 더하기에 충분하였다.

지금 발생지역에서는 살처분에 이어 이동제한지역 농가에서 사육중인 돼지에 대하여 수매가 시작되었다. 초동방역에 혼신을 기울인 결과 더 이상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였고 더워지는 날씨는 확산방지에 일조를 하고 있다. 수출재개를 대비하여 그 동안 착실히 준비하여 온 양돈업계의 충격이 쉽사리 진정되기는 어렵겠으나 그 동안 혹시 우리가 소홀히 하였던 부분들을 좀더 잘 정비하고 양돈 산업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도록 각 요소별 과제를 제시하여 보고자 한다. 위기를 기회로 보는 역발상적 전환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첫째, 양돈농가이다
사육단계에서의 철저한 사양관리는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돼지고기 공급을 위한 첫 단추이다. 위생적이고 맛있는 돼지고기의 공급은 농가의 의무이자 양돈업발전을 위한 초석임을 명심하자. 속성비육을 위하여 육성돈 사료를 출하직전까지 급여하는 농가들이 있다. 사실 따져보면 출하시기를 단축시킬 수는 있지만 투입되는 비용을 냉정히 고려하면 그 다지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다. 돼지고기 품질을 고려하자면 비육돈사료 급여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또한 주사침 등 이물질의 육류내 잔류, 농가내 체계적인 사육시스템 구비를 위한 종돈 및 사료의 통일, 주간관리, 사료의 현금거래, 소독프로그램의 준수 등 사실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기초적인 원칙들을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지켜나가자.

둘째, 계열화업체이다
계열화란 사육, 도축, 가공, 판매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농가에게 안정적인 사육 기반을 제공하고 업체에게는 돼지고기 브랜드유통을 위한 품질의 균일성 확보 등을 위한 발전된 사육시스템이다. 현재 돼지고기 브랜드는 일반 돼지고기에 비하여 고가임에도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등 국내시장에도 안착을 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품질균일성을 위한 계열농가 사육시스템의 통일, 계열농가가 아닌 일반농가에서의 원료돈 구매자제, 계열주체 수익의 보다 많은 농가환원 등의 미비점들을 보완하여 나가자.

셋째, 육가공업체이다.
수출준비로 여념이 없다가 사실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수 도 있다. 하지만 위생적인 도축 및 가공시스템의 구축과 공장에 대한 HACCP 도입 등 해결하여 나가야 할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넷째, 소비자이다.
사실 국내 구이문화의 발달은 돼지고기 중에서도 부위별 선호경향이 뚜렷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에서는 비인기부위인 안․등심, 후지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다양한 요리법에 의하여 삼겹살, 목살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에서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돼지고기는 체내 유해물질의 배출 등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많은 장점을 갖추고 있는 식품이다. 소비자들의 보다 많은 관심이 요청된다.

지금 주변은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생축을 상대하는 우리에게 긴장을 늦출 틈은 그리 길지 않다. 행정기관, 농협, 농가, 단체 등이 맡은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고, 냉정하며 철저하게 금번 사태를 대처하고 국내 양돈 산업의 발전을 위한 각 분야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