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 예방, 지속적인 노력뿐
가축질병 예방, 지속적인 노력뿐
  • by 양돈타임스
가축질병 예방, 지속적인 노력뿐 (김선경: 일과 건강 대표)

자연과 인간 사이에는 ‘앙갚음 효과(revenge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잘해보려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여러 가지 일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엉망이 되는 경우도 자주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런 현상을 ‘앙갚음 효과’라고 합니다. 자연은 결코 인간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특히 기술 수준의 발전으로 인해 세상이 복잡해진 요즘 같은 때에는 자연의 반응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간의 활동이 어떤 형태로 자연에 영향을 주고, 그 자연의 반응이 인간 집단에게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순환 과정을 이해해야 ‘앙갚음 효과’를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복잡계입니다. 너무 복잡하여 인간의 단순한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구제역과 콜레라가 발생하였습니다. 나라 전체가 떠들썩합니다. 그래서 질병에 관한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합니다.

첫째, 인간은 미생물이나 세균과의 싸움에서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지구는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지구를 ‘가이아’라고 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을 하면 세상이 좀 달라 보입니다. 큰 시각에서 보면 지구는 큰 변화 없이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기 중의 산소가 21%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과 같이 지구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몸도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고,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메카니즘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들이 미생물입니다.

사람의 몸도 그 미생물 없이는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 미생물들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며,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의 수백만 종의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그 미생물 중에는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 있고, 해로운 것이 있을 뿐입니다. 인류는 매우 긴 역사를 통해 그 미생물을 선택적으로 이용해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엄청난 미생물의 세계의 극히 일부를 활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 인간이 미생물을 통제 할 수 있다면 지구는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미생물은 한 세대가 30분 정도로 매우 짧으며,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환경의 다양한 악조건에도 수십억년동안 생존해왔고, 앞으로도 지구의 가장 강력한 생명체로 살아남을 것입니다. 인간은 절대로 미생물과의 싸움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둘째, 우리가 오래 살게 된 원인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게 된 것은 19세기가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류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여러 분야에서 성공했습니다. 이제 조만간 암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전적으로 예방 접종의 개발이나 페니실린과 같은 약제의 개발과 새로운 치료방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수명은 예방 접종의 발견 이전부터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9세기에 농업 혁명이 일어나 인류의 영양 상태가 개선되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산업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프랑스 혁명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성의 회복 등 다양한 요인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요인에 의해 인간은 과거의 전염병과 같은 질병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고, 수명도 길어진 것입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면, 선진국과 후진국의 기대 수명의 차이가 그것입니다. 일본 사람은 80세까지 살 수 있지만 네팔 사람들의 기대 수명은 58세에 불과 합니다. 건강은 단순히 예방 접종이나 치료 방법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질병은 한 사회의 건강지표입니다. 어떤 농장에서 구제역이나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것은 단순히 그 농장의 잘못으로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질병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불평등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서 대부분 발생합니다. 그리고 질병은 그 불평등 상태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또한 질병은 한 사회나 집단의 전체를 나타내는 것이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 다시 말하면 구제역이나 콜레라를 막을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조성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질병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셋째, 질병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과거 약 2백년간 인류의 수명 연장은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경제 발전과 의학의 발전, 특히 위생상태의 개선, 예방 접종과 항생제 등의 개발 덕분이었습니다. 최근까지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질병의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보급되자, 질병은 만성병이나 소모성질병으로 바뀌게 되었고, 암이나 에이즈와 같은 거의 불치의 병들로 양상이 변화되었습니다. 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으로 돌아가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축산업에도 과거 30년 간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려 왔습니다만, 지금같이 골치 아픈 적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만성 소모성 질병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질병들이 설치고 있고,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농장은 멍들고 있습니다.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질병을 막게 되니, 골치 아픈 놈들이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깨끗이 한다고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소독약으로 매일 농장을 푹 적셔봐도, 항생제로 농장을 범벅을 만들어도 결코 농장은 질병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노력을 하면 할수록 질병은 더욱 강력해지기 마련입니다. 의사들의 직업병중에 하나가 손을 너무 자주 씻어 생기는 병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손을 하루에 백 번 이상 씻습니다.
그러다 보니 손이 트고 염증이 생겨 고생하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농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생물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질병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농장을 깨끗이 한다고, 지나친 소독이나 약제 투여는 자칫하면 질병을 불러들이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약제를 통하여 한가지 질병을 잡으면 보다 골치 아픈 다른 질병이 나타납니다.
질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개별 농장의 노력과 축산업 전반에 걸친 부단한 노력과 올바른 방법으로 다같이 노력해야 질병을 한가지씩 없앨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