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천년 묵은 산도라지 고산천수길경 (하)(5/13)
[의학상식]천년 묵은 산도라지 고산천수길경 (하)(5/13)
  • by 양돈타임스
[의학상식]천년 묵은 산도라지 고산천수길경 (하)

천년 산 도라지는 단면을 잘라서 보면 나이테도 천 개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더라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느다란 나이테가 촘촘히 형성돼 있다. 나노 입자 크기로 미세한 섬유소가 정밀하게 박혀 몸체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 아주 얇은 종이를 천 겹 둘둘 말아도 지름이 1m는 된다. 그런데 천년을 살았다는 도라지가 새끼손가락만 하다면 그 안에 입자들이 얼마나 촘촘하게 박혀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더 작은 도라지는 심지어 쌀알만 하기도 하니 원소가 그보다 정밀하게 박혀 있는 식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약초이니까 머리카락 지름보다 10분의 1 크기로 작은 모세혈관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뇌신경 속으로도 들어가 치유 작업을 한다. 밀도가 대단히 촘촘하고 나노 크기로 작아 그런 일이 가능하다. 다른 약초는 그런 역할을 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고산천수길경이야말로 길경(도라지) 중 최고이면서 ‘약초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드물지만 수천 년 묵은 것도 캘 수 있으니 신비 그 자체이다. 천하의 영물(靈物)이다. 인간 세계가 아닌, 하늘의 약초라고나 해야 할 도라지이다.
길경은 성장 생태 환경인 산야의 높낮이에 따라 그 약성의 차이와 쓰임새가 다르다.
△야산길경(野山桔梗)은 마을 인근 산야에 자생하는 도라지이다. ‘쓴 도라지’라고 부르는데, 보통 엄지손가락 굵기이다. 식용 및 약용으로 쓰이지만 그 약성이 좀 약한 것이 흠이다. 수명은 20~100년쯤 된다. 야산길경 중에는 차두(叉頭, 싹이 두 갈래로 올라와 대궁이 두 개인 것)와 노두(蘆頭, 싹이 여러 갈래로 올라와 대궁이 다발을 이룬 것)가 꽤 많다.
차두를 먹으면 두 마음을 품은 자가 되기 쉽고, 노두를 먹으면 정신분열증이나 광란증을 유발한다는 속설이 있다. 때문에 재배한 인삼이나 도라지는 차두나 노두가 너무 많아 뇌두(머리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쓴다.
△두메길경은 인가와 멀리 떨어져 계견지명(鷄犬之聲, 개 짖는 소리나 닭 우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깊은 산속에 자생하는 도라지이다. 보통 약지 굵기이다. 약성이 강한 편이어서 식용하기에 부적합해 주로 약재로 이용한다. 차두는 거의 없으므로 뇌두를 잘라내지 않고 뿌리 전체를 사용한다. 수명도 길어 500~600년 된 것도 자주 볼 수 있다. 오장(五臟)과 사지(四肢)에 발생한 질병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고산천수길경은 초목 한계선상(해발 1,400~1,500m)의 냉혹한 환경에서 자란 약도라지이다. 뿌리의 굵기는 보통 새끼손가락 크기 이하이다. 인간을 무병장수케 하는 약성이 매우 뛰어나다. 별 중에서 가장 강력한 생명력을 주관하는 북두칠성의 정기를 받고 자라 수명이 천년 이상 갈 뿐 아니라, 복용자의 수명도 크게 늘려주는 특성이 있다. <끝>
<박중곤 ‘약이 되는 우리 음식 순례’ 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