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돼지 두수 늘었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7/8)
[기획특집] 돼지 두수 늘었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7/8)
  • by 김오환
돼지 두수 늘었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

양돈사료량으로 추정하면 오히려 감소
향후 돈가 출하량보다 소비가 좌우할 듯
比 수출재개·생산성 제고 노력 동반돼야

○…금년 2분기 돈열 발생, 돼지 도축두수 증가, 양돈사료생산량 감소로 사육두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돼지 마릿수가 늘어나 900만두 시대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모돈 두수도 증가해 앞으로 돼지는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돼지 두수를 추정하고 돼지 값 안정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돼지 사육두수 맞나
주지하다시피 농림부는 6월 1일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905만1천두로 3개월전보다 2만4천두, 작년동기대비 26만마리가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돈 역시 98만5천마리로 각각 1천두, 2만7천마리가 늘었다. 그러나 지난 3∼4월 돈열 발생과 5월말까지 도축두수 증가, 양돈사료량 감소를 감안하면 돼지 사육두수가 줄어야 하는데 반대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관계자들은 두수를 측정할 수 있는 근거로 사료생산량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여름철의 경우 돼지 두당 평균 사료섭취량은 1.65kg, 그 밖의 계절은 1.7kg 정도 먹는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두수를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2002년 5월 양돈사료량 48만9천503톤으로 돼지 두수를 추정하면 957만두(489,503,000kg÷1.65kg÷31일)로 산출된다. 그러나 지난해 6월 1일 기준 돼지 두수는 879만1천마리로 사료생산량으로 추정한 두수와 77만9천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 5월 양돈사료량은 45만4천426톤으로 작년 5월보다 7.2%가 감소했다. 이를 가지고 같은 방법으로 두수를 추정하면 888만4천마리(454,426,000kg÷1.65kg÷31일)로 이번에 농림부가 발표한 두수(905만1천두)에 비해 16만7천두가 적게 산출됐다. 허나 이 두수는 하루 도축물량이 5만5천두 안팎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다해도 무리는 아닐성싶다. 때문에 돼지 두수는 지난해의 경우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금년에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돼지 값 전망
양돈사료량으로 볼 때 올해 돼지두수는 농림부 발표치와 가깝지만 작년의 경우는 적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때문에 돼지고기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돼지 사육두수가 적고, 돈육 수입량이 2002년에 비해 줄어서다. 그러나 국내외 경기 침체로 육류 소비가 감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전국 도매시장에 출하된 돼지 출하물량은 보합 내지 감소하고 있지만 경락가격은 점차 하락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장마철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요 감소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돈가는 소비가 관건일 것이다.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필리핀 수출을 통해 재고량을 줄이려했던 육가공업소들이 수출 중단과 소비 둔화로 구매량을 조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약보합국면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각급 학교 방학으로 후지 등심 등 수출부위 대량 소비처가 휴식기에 돌입함에 따라 이 같은 가능성은 짙다"고 전망했다.
이병모 진왕종축 사장은 "하반기 돼지 값은 떨어지지만 급격한 하락보다는 서서히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시중의 현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주가가 상승하면서 국민들의 안정심리가 회복돼 돈가도 안정세를 보일 것 같은 기대도 없지 않다"고 내다보면서도 경기 회복이 관건이라고 역설했다.
강화순 퓨리나코리아 이사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사료생산량을 볼 때 작년보다 돼지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소비가 일지 않아 약보합세를 그리고 있다. 따라서 현재처럼 소비가 정체된다면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여름철 휴가 때 소비가 뒷받침되면 추석 전까지 생산비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출하물량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경우 돼지 값 급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 경영수지 안정 방안
전문가들은 최근 양돈상황을 면밀히 분석, 주시할 것을 양돈농가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이들은 한 마디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내우=국내소비둔화, 외환=필리핀 수출 재개 무산이다.
이들은 지속적인 돈가 안정을 위해 돈육 필리핀 수출이 빠른 시일 내로 재개될 수 있도록 민관이 공동 노력하는 동시에 후지나 등심 등 수출부위 소진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급식이나 군납 확대를 통해 수출부위 소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돈농가들은 생산성 향상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생산성이 낮은 돼지의 도태와 현금 유동성을 확보, 농장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에서 경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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