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自嘲(자조) 자조(10/15)
[한시감상]自嘲(자조) 자조(10/15)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自嘲(자조) 자조
鄭道傳(정도전, 1342~1398)

操存省察兩加功(조존성찰양가공)
몸가짐 바로 하여 항상 성찰하며 살아왔고
不負聖賢黃券中(불부성현황권중)
책 속에 담긴 성현의 뜻 저버린 적 없었노라
三十年來勤苦業(삼시년래근고업)
삼십년 동안 고난 속에 쌓아온 사업
松亭一醉竟成空(송정일취경성공)
송현의 정자 한잔 술에 헛되이 사라지누나

안국동과 경복궁 사이에 있던 솔재(松峴) 부근에서 정도전은 여러 중신들과 정국을 논하며 조촐한 주연을 가지던 중 난입한 이방원의 사병 약 30명에게 사로 잡혔다. 1398년 8월 26일 한밤중의 일이다. 태조실록에는 애걸하며 목숨을 구걸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죽음을 각오한 정도전은 이 시를 읊으며 조용히 목을 내놓았다는 것이 정설로 전해온다. 정도전과 정몽주가 생각했던 성현의 뜻은 무엇이 달랐을까? 같은 책 ‘맹자’에서 정도전은 잘못된 왕은 백성이 갈아 치울 수 있다는 역성혁명론(易姓革命論)을, 정몽주는 충(忠)을 따랐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했다. *自嘲(자조) ; 스스로 자신을 비웃다 *操(조) ; 잡다, 부리다 *松亭(송정) ; 송현에 있는 정자, 개국공신 남은(南誾)의 첩 집 *竟(경) ; 다하다, 끝나다.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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