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膏血(고혈) 백성의 고혈(9/24)
[한시감상]膏血(고혈) 백성의 고혈(9/24)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膏血(고혈) 백성의 고혈
春香傳(춘향전)
金樽美酒千人血(금준미주천인혈)
금 술독에 가득 찬 맛 좋은 술은 민중의 피
玉盤佳餚萬姓膏(옥반가효만성고)
옥쟁반에 담긴 진귀한 음식은 만백성의 살
燭淚落時民淚落(촉루락시민루락)
촛농이 떨어질 때 마다 민초의 눈물이요
歌聲高處怨聲高(가성고처원성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드높도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대소설 춘향전은 민간에 전승되던 설화가 판소리가 된 후 다시 소설로 자리 잡았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 탐관오리의 학정, 권선징악의 통쾌한 결말까지 민중들의 애환과 희망이 농익은 애정표현과 함께 잘 버물어진 걸작이다. 이 시는 일설에 따르면 이몽룡의 실존인물인 성이성(成以性 1595~1664)이 그의 스승 남원출신 조경남(趙慶男1570~1641)에게서 배운 시라고도 한다. 조경남은 “비록 이 시가 준엄한 뜻을 가졌으나 대숲에서 혼자 읊으면 나약한 것이고, 탐관오리 앞에서 외치면 본래의 힘이 나올 것”이라 말했다. 이 시를 패러디한 ‘연말정산(年末精算)千人血’이요, ‘부자감세(富者減稅)萬姓膏’도 유명하다. *樽(준) ; 술통, 술단지 *餚(효) ; 반찬, 안주 *膏(고) ; 기름진 살.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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