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初夏野興(초하야흥) 초여름 들판(6/25)
[한시감상]初夏野興(초하야흥) 초여름 들판(6/25)
  • by 양돈타임스
初夏野興(초하야흥) 초여름 들판
李彦迪(이언적, 1491~1553)

野水潺潺流不盡(야수잔잔유부진)
들판에는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幽禽款曲向人啼(유금관곡향인제)
어디선가 날 향해 정답게 지저귀는 새
閑吟閑步仍閑坐(한음한보잉한좌)
한가로이 읊으며 걷다가 앉아 쉬는데
十里江郊日欲斜(십리강교일욕사)
길게 뻗은 강둑으로 해는 기울고

옛 선비들은 나이가 들면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 묻혀 한적하게 사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으나 대부분의 경우 그저 꿈에 불과했다. 이언적은 강직한 선비였다. 그는 마흔 살에 벼슬에서 쫓겨나 7년 동안 본의 아니게 은거한 적이 있다. 이때 지은 시다. 공자는 말했다. “위태로운 나라에 들어가지 말고 어지러운 나라에 살지 말라. 세상에 도가 있으면 자신을 드러내고 도가 없으면 들어가 숨어라”(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論語 泰伯14] 그러나 나라가 위태롭고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현실세계로 나가 바로잡고, 나라가 안정되면 들어가 한가롭게 사는 것이 글 배운 사람의 진정한 도리가 아닐까? *潺潺(잔잔) ; 물 흐르는 소리, 눈물 흘리는 모습 *款曲(관곡) ; 매우 정답고 친밀함 *仍(잉) ; 거듭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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