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偶興(우흥) 부질없이 흥이 나서(5/21)
[한시감상]偶興(우흥) 부질없이 흥이 나서(5/21)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偶興(우흥) 부질없이 흥이 나서
安積 信(아사까 신, 에도 말 유학자)

自甘無用臥柴關(자감무용와시관)
일없이 오막살이에 누웠으니 참 좋을시고
花落鳥啼春晝閑(화락조제춘주한)
새 울고 꽃이 지는 한가로운 봄날의 오후
有客來談人世事(유객래담인세사)
손님이 찾아와 세상일 이야기 하길래
笑而不答起看山(소이부답기간산)
말없이 웃으며 일어나 먼 산을 본다

아사까 신은 후쿠시마 출신으로 에도시대 말기 유학자다.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일부러 산골에 들어가 조용히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름 난 유학자인 그를 알아본 인근 식자들이 종종 찾아와 대화를 나누곤 했다. 노곤한 봄날 오후에 손님이 찾아왔다. 1853년 미국의 페리 선장이 동경만에 들어와 함포사격을 가하는 등 무력시위를 하며 일본의 개항을 요구하던 때다. 일본은 혼란에 빠졌다. 막부정권은 외세에 저항하기에는 너무 무력했다. 일왕을 중심으로 뭉쳐 서양 오랑캐를 몰아내자는 주장이 대세였다. 이른바 존왕양이(尊王攘夷)다. 존왕파와 막부파 사이에서 지식인이었던 아사까의 현실도피와 보신행각이 보이는 시다. *偶(우) ; 짝, 무리, 허수아비, 뜻밖에 *柴關(시관) ; 섶으로 지은 오막살이 집.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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