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曉吟(효음) 새벽에 읊다(3/5)
[한시감상]曉吟(효음) 새벽에 읊다(3/5)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曉吟(효음) 새벽에 읊다
柳赫然(유혁연, 1616~1680)

獰風驅雪曉來深(영풍구설효래심)
매서운 눈보라는 새벽이 되니 더 거세어
寒透將軍病臥衾(한투장군병와금)
병든 장군의 이불 속으로 한기가 파고 드네
平明强起彈弓坐(평명강기탄궁좌)
억지로 일어나 앉아 활시위를 튕기니
惟有陰山大獵心(유유음산대엽심)
음산에서 한바탕 사냥하고픈 마음 간절해
조선시대에 무신은 찬밥신세였다. 유혁연은 무신이었고, 소수파인 남인(南人)에 속했다. 북벌론을 주장해 임금의 총애를 받았으나, 문신들 특히 서인(西人)에게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평안도 선천부사 시절 이 시를 지었다. ‘병든 장군’이란 표현이 비록 벼슬은 하고 있으나 녹록치 않은 현실을 내비치고 있다. 결국 유혁연은 경신환국(庚申換局) 때 윤휴(尹鑴)와 함께 사약을 받고 죽었다. 서인 노론(老論)의 영수 송시열이 정쟁(政爭)에서 이긴 것이다. 이후 조선말까지 정권은 노론이 독차지하며 장기집권에 들어갔다. 이 시는 무인의 호방한 기운이 잘 표현됐다. 유혁연은 무인으로서는 드물게 詩와 書에도 능통했다. *獰(영) ; 모질다, 흉악하다 *驅(구) ; 몰다, 달리다 *平明(평명) ; 동틀 무렵, 여명.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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