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유통(양형조 기획실장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5/7)
기획특집/유통(양형조 기획실장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5/7)
  • by 김오환
기획특집/유통(양형조 기획실장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수출부위 소비촉진 위해 총력 기울여야
등급체·지육가 산정기준 개정 바람직
도축 가공 유통업체간 정보교환 시급
돈육유통조합설립, 수출부위 공동 판매를

1. 멀고 험한 길이 시작되는가?
국내 양돈업은 새로운 도전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기존의 개념과 사고에서 탈피하여 냉철한 사고로 국내 양돈산업을 재진단하고 개선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해 온 대일 수출이 지난 3월 돈열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최소한 2년 이상 연기해야 하는 예측 불허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은 확산되고 있는 돈열을 미연에 예방한다는 데 큰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향후 국내 양돈업의 방향을 결정시킬 정도로 그 영향과 의미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타 양돈 선진국에 비해 국내 양돈 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돼지고기 소비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수출부위의 과잉 물량을 대일 수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수입완전 개방 하에도 경쟁력을 확보해 왔으며 또한 성장 발전해왔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 따른 대일 수출 중단으로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기 전까지 수출부위는 육가공공장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며, 국내 지육가격은 생산비 수준에 머물러 생산농가의 소득은 감소하고 육가공업체 경영수지는 더욱 악화되는 등 국내 양돈업은 이제 멀고 험한 길을 개척해야 할 시점에 들어서는지 모른다.
이는 대일 수출이 중단된 이후 국내 지육가격은 <표 1>에서와 같이 지육가격이 2천100원/kg일 경우 양돈농가에게는 두당 6천650원 적자가 발생하게 되고, 반대로 지육가격이 2천700원/kg 이상일 경우 육가공업체에게 두당 8천665원의 적자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향후 국내 지육가격은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가 공존할 있는 2천200∼2천600원/kg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내수 소비자 위주와 소비 확대로의 유통체계 전환
국내 양돈산업의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목표는 수출부위의 재고량을 최소화함으로써 육가공업체의 경영수지를 개선토록 하여 작업두수를 증가하도록 하며, 이로 인해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가 상호 공존할 수 있는 지육가격을 유지시키는 데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수출부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제품 개발 및 소비 확대 홍보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더욱이 사육두수를 감축할 경우 선호 부위의 수입량은 더욱 증가하여 국내산과의 시장확보를 위한 경쟁력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사육두수를 감축하는 것도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다.
'03년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 중 수출부위는 2만3천588톤이 과잉 생산되고, 선호 부위는 6만톤(이중 삼겹살 4만2천918톤)이 부족하여 수입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양돈산업 안정을 위해 <표 2>에서와 같이 수출부위를 60%(1만4천153톤) 줄일 경우 사육두수 46만두를 감축시켜야 하며 이로 인해 수입량은 오히려 69%(4만9천989톤) 증가하여 결국 10만1천516톤에 이룰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일 수출이 언제 재개될 지 예측할 수 없고 또 수출시장에서 내수시장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연적인 상황에서 우리 양돈산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위생적인 돈육을 저렴하게 생산 공급하고 있는 지를 진단하고 그에 대한 개선점을 찾는 일이다. 수출중심 양돈이라는 명분 하에 수출용과 내수용으로 차별화하여 제품을 생산 및 관리해 옴으로서 내수시장의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등한시해 온 것도 이제는 양돈산업에 종사한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개선 사례로서 먼저, 생산농가와 육가공업체간의 거래 방법이 공정하게 개선되어야 한다. 출하 체중과 방법 및 거래가격이 그리하다. 체중은 수출 부위인 등심과 후지 등 수출부위의 생산량을 최소화하고 선호 부위를 최대로 생산할 수 있도록 출하를 유도하여야 하며, 거래가격은 일부 지역(서울농협공판장, 수도권) 가격보다는 전국 가격을 적용하거나 또는 평균가격보다는 암, 수 성별로 적용하여 거래가격을 결정함으로써 양돈농가 및 육가공업체 공히 공정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둘째로, 수출 돈육 생산을 위주로 추진해 온 각종 제도와 규제를 내수시장용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내수용 목적보다는 수출용 규격돈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개정한 도체 등급제, 생산농가의 규격돈 생산과 관련된 지원 및 수출 위주의 부위별 스펙 작업 등이 이제는 내수용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전환되어야 한다. 특히 도체 등급제는 육가공 및 유통업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위생적인 돈육을 공급할 수 있도록 양돈농가로 하여금 비육돈을 생산토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
셋째로, 돼지고기 유통과 관련된 기관(업체)간 협력과 정보교환이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돼지고기 도축과 가공 및 유통에 관련된 기관이 많으나, 각 기관간의 협력이 미흡하여 효율적인 대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 육가공 및 유통단체의 경우 회원간의 협력이 부족하고 더욱이 실질적인 운영 주체가 되지 못하여 유통 개선과 회원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운용 자체만 급급한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생산농가와 육가공 및 유통업체간의 협력관계는 물론 육가공업체간 경쟁도 치열하여 육가공업체가 과다한 재고량에 의해서 경영상 어려움이 처해 있어도, 재고 부위를 이용하여 육제품을 만드는 업체에서는 오히려 구매량을 감소시킴으로써 가격 하락이 더욱 부채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또 국내산 육가공 및 유통업체나 수입육 유통업체나 모두 자사의 재고량, 유통가격 및 거래처 등을 절대적인 비밀인 양 상호간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서 국내 수급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재고량이 과다하거나 또는 물량이 부족하여 국내 양돈산업이 불안정했고, 경제적인 피해도 많았다. 육류에 대한 정보가 다양하고, 또 개방됨에 따라 업체간 또는 국내산과 수입육간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산이 부족한 경우 수입육이 충당해 줌으로써 국내 돈육 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서 업체간의 상호 협력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로, 돈육 유통이 실수요 소비자 중심의 유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통시스템을 유도 개선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생산 후 수급조정에 급급하기보다는 사전에 소비자가 요구하는 품질과 물량을 파악한 후 생산하는 소비 위주의 생산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이 최근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한다. 신제품 개발과 포장, 홈쇼핑 및 포숀 미트 가공판매, 직거래 판매 등과 같이 다양한 운송, 저장, 가공 등의 유통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부부의 국내 육가공업체가 자체내의 유통판매망을 갖추지 못하고, 중간 유통업체에 판매할 수밖에 없어 유통단계가 복잡하여 가격이 상승하는 현실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유통 판매하기 위해 육가공업체가 공동 투자하여 가칭 돈육유통협동조합을 구성, 설립하여 물류비용과 판매량 구축 등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또 수출부위를 공동으로 처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3. 생산농가와 육가공업체는 하나다.
양돈산업은 생산농가, 육가공업체 및 유통업체 모두의 생활 터전이다. 돼지라는 형태가 생체, 지육 및 정육으로 형태가 변모하듯이 그 주체도 이동과정에 따라 다르고, 마케팅 방법도 상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양돈산업에서 생산농가와 육가공업체 및 유통업체 모두 돼지라는 공동의 배를 타고 있다. 그리하기에 국내 양돈산업의 발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양돈농가는 생산성을 높여 저렴하게 고품질을 생산하도록 노력하고, 육가공업체는 생산농가에서 구입한 비육돈을 위생적으로 가공하여 하며, 유통업체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많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가 상호 불신하고 상호 적대시하는 시각에서는 국내 양돈산업은 성장하지 못하고 제 걸음 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출부위 소비홍보 행사나 수급안정을 위한 행사나 양돈산업에 종사하는 기관(업체) 모두 힘을 합쳐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인식으로 나갈 때 국내 양돈산업은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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