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생산 (정현규 박사 도드람양돈조합상무)(5/7)
기획특집/생산 (정현규 박사 도드람양돈조합상무)(5/7)
  • by 김오환
기획특집/생산 (정현규 박사 도드람양돈조합상무)
생산, 기본부터 충실히 하자
정확하게 기록하고 분석한 것이 기본
농장 사육두수 모르는 농가 적지 않아
규모보다 생산성으로 경쟁하는 자세를
알면서 실천하지 않은 게 양돈업 '문제'

어제는 양돈인들의 모임이 있어서 강의 요청을 받고 다녀왔다. 여느 때처럼 나의 첫 질문은 작년에 매출액이 얼마였는지? 모돈 1마리당 연간출하두수(PSY)는?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한 분이 손을 들더니 어떻게 모돈당 연간출하두수가 20두씩이나 되느냐고 한다. 기록은 없단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가 문제인가? 기록도 하지 않고, 생산성적도 PSY기준으로도 20두가 안되고, 그러니 출하두수 20두는 달성할 수 없는 숫자로만 생각이 되는 모양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그저 우문현답인지 아닌지 "기본에 충실하세요. 그러면 됩니다." 이런 말로 이야기를 정리한다.
수많은 농장들은 굳이 오늘과 같은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이 잘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 여러 말을 하는 것은 다시 한번 어려운 양돈현실을 생각해보고, 마음을 가다듬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니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1. 정확한 기록과 분석을 하자
양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다들 양돈 박사들이다. 그래나 옆에서 양돈하는 분이 "작년에 얼마나 벌었어요?" "몇 두나 출하했어요?" 이렇게 질문하면 정확한 숫자가 나오지 않는다. 더구나 "생산원가가 얼마예요?" 라는 질문이 나오면 대부분 양돈농가들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보다 더 문제인 경우는 기르는 돼지숫자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다. 어쩌다 외부의 사료회사, 약품회사 직원과 재고파악을 위해서 돼지숫자를 세다보면 수 십 마리가 일지와 다른 경우가 심심지 않게 나온다.
내 돼지숫자도 모르고, 생산성적도 모르고, 원가도 모르고, 매출액도 모르고…. 그런데 양돈에 관해서는 박사인 양돈농가는 이제 없었으면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기본을 이야기할 때 가장 첫 번째가 정확한 기록과 분석을 들고 싶다. 기록으로,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사업은 의미도, 발전도 찾기가 어렵다. 물론, 문제점이 뭔지도 모른다. 그저 매일매일 왜 이리 사는 게 힘든지 하는 생각뿐이다. 아니면, 돼지 길러 돈은 번 것 같은데 빚은 줄지 않은 사실뿐이다.
내가 심한 말들을 했는데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단 한 분도 양돈인이라면 기본의 기본인 기록만은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평소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강조했다.

2. 적정한 시설과 규모의 운영
분명히 시설은 모돈 300두 사육이 가능한데 갑자기 500두로 늘리겠다는 양돈농가를 만난 적이 있다. 옆 농장에서 두수를 늘렸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을 것인가를 생각한 모양이다. 물론 두수를 늘리는 것은 능력과 시설이 따라준다면 권장할 수 있다. 그러나 시설도 자금도 문제인데 모돈수만 늘려놓으면 조기이유, 밀사로 이어져서 생산흐름은 무너지고 직원들은 힘들고 분뇨처리도 문제이고 갑자기 폐사가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폐사가 갑자기 증가한 농장을 방문하다 보면 시설이 미처 따라가지 않은 상태로 인해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가끔 만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있는 농장에서 규모를 다시 시설에 맞게 줄이기를 권장하면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옆 농장과 경쟁, 모임 내에서의 경쟁 등등도 이런 이유의 하나가 된다. 두수보다는 생산성을 올려서 수익을 늘리는 노력 위에서 두수의 증가가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을 텐데 말이다.

3. 모돈의 통일
한 농장에 너무 많은 종류의 모돈이 있는 것을 본다. 자가 선발에서부터 F2, 3∼4곳의 종돈장에서 각기 다른 품종의 돼지가 들어와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10여 년 간 도드람양돈조합에서 생산 성적이 PSY 23두 이상인 농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적이 좋은 첫 번째 이유가 모돈이 F1으로 통일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품종을 가지고 있으면 사양관리를 통일해도 성적이 여러 가지로 나온다. 그렇지만 사료관리부터 모든 것을 표준화하기가 어려워진다. 성적을 올리려면 바디컨디션관리를 위해 사료관리에서도 품종이 다른 만큼 개체별로 구분해야한다. 지금까지 많은 시험결과가 F1모돈을 35%내외의 연간 교체율 정도를 유지하면서 사육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약간의 변화가 있을지라도 자가 선발, 다양한 품종의 사육, 비육농장에서 순종사육 등은 생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상식적인 것인데도 모돈 100두 일관경영농장에서 순종 몇 마리를 가지고 가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4.상식적인 관리를 실천하자.
환경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것을 실천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분뇨를 제때에 처리해서 돈사 내에 냄새가 차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온도관리, 환기관리 등 모두가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부문의 전문가들과 상담을 정기적으로 해나가면서 일을 하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온도계가 없는 돈사, 분뇨처리가 안되어서 슬러리가 돈방까지 넘치는 농장, 돼지가 포개서 자고 있어도 추워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관리자, 사료를 너무 많이 주어서 사료가 넘치는 농장, 임신진단도 안 하는 농장 등등. 이외에도 다른 사람관리의 문제점을 보면서도 생각 속에서만 있는 지식을 실천하지 않는 농장이 있으면 안 된다.
대부분의 양돈장에서는 몰라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보다 알면서도 소홀히 하거나 실천하지 않아서 문제인 경우가 있다. 몰라서 양돈을 못한다는 것은 문제다. 인터넷, 양돈잡지, 조합의 기술자들 등등 이용 가능한 여건이 너무나 많다. 실천이 문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