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종돈업·AI( 김윤식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장)(5/7)
기획특집/종돈업·AI( 김윤식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장)(5/7)
  • by 김오환
기획특집/종돈업·AI( 김윤식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장)
안전·우수한 종돈 분양에 솔선수범을
종돈, 비육돈보다 弱質 소독시설 철저히
종돈·AI센터 '증명서' 발급 의무화 시행
위생 제고 위해 생산 및 판매시설 이원화

기본부터 충실히 하자! 정말 좋은 말이고 사업의 기본이 되는 지침의 말이다.
금년도 발생한 돈열은 종돈업계에 찬바람을 일으켰다. 돈가가 약간 상승하는 추세에 있을 때 종돈거래가 이루어지기 했는데도 이로 인해 거래할 수 없는 처지가 되다보니까 공들여 생산한 종돈을 비육돈으로 도축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체념 어린 목소리도 들린다.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한 치 앞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시대에 살고 있는 사실이 실감난다.

이번에 발생한 돈열로 양돈 정책의 큰 변화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양돈업계에 너무나 큰 충격을 주었다. 돈열을 박멸하여 국내에서 생산한 등심 등 수출 부위를 수출하여 양돈산업을 발전하겠다는 의지는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허탈한 마음,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 것들이 따져보면 사업을 하는데 기본을 무시한데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돼지는 격리 돈사를 두고 질병유무를 확인하여 입식했다면 전국적으로 다발은 피했을 것이다.
종돈업이나 돼지인공수정센터 운영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종돈업은 모돈 구입비가 비싸지만 판매할 때 수익이 그 비용을 충당하고 남는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지만, 실제로 종돈업과 양돈업을 같은 규모로 시작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수익을 얻는지는 계산을 해봐야 할 것이다.

종돈업을 했던 여러 사람들이 폐업을 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그리 쉬운 사업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우리 양돈산업이 이 만큼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음은 그 동안 종돈업을 지켜주고 향상시킨 종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종돈업을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비전도 결정될 것이다.
종돈업의 기본
종돈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일이 너무 많다. 먼저 사고방식이다. 나만 살자는 업이 아니다. 양돈농가를 잘 살수 있도록 하고 그로 인해 나도 같이 더불어 잘 살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연 양돈농가를 잘 살수 있게 하는 일이 무엇일까? 간단한 답은 우수한 종돈·질병 없는 종돈·저렴한 종돈·사후관리 및 지도업무를 통해서 양돈농가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이게 하는 일이다. 시장기능인 돈가 때문에 적자를 보는 일은 종돈업자가 어찌 할 수가 없지만 믿을 수 있는 종돈장과 인연이 되어 지속적으로 모돈을 공급받은 양돈장이 다른 양돈장보다 수익을 더 많이 얻게 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 종돈업자는 순종돈을 생산하는 농가는 혈통관리 및 검정을 하여 우수종돈을 선발해야 한다. 1대 잡종돈을 생산하는 농가도 철저한 혈통관리를 하고 분양하는 종돈은 증명서가 종돈과 함께 거래가 이루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콜레라 발생으로 정부에서도 혈통증명 발급 의무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래도 종돈업을 한다면 종돈에 대한 증명은 당연한 것이고, 종돈이 어느 농장으로 이동되고 있는가는 방역 상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또한 종돈은 전국적으로 거래되는 만큼 종돈장은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 종돈의 특성상 비육돈 보다 약해서 약품비가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인력이나 차량 및 우편물이 많다. 농장입구나 돈사 출입구에 소독시설을 의무화하고, 종돈 배송차량의 철저한 소독도 필요하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종돈은 격리를 하여 질병유무를 확인한 후 입식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분양할 육성돈은 일반 양돈장 시설에서 사육해서는 안 되고, 종돈을 사육할 수 있는 청정한 돈사에만 사육되어야 한다. 덴마크와 같은 나라는 종돈의 능력검정 실적이 적거나 위생상태가 불량하면 종돈업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누가 감시해서 잘 한다기보다 스스로가 솔선해서 우수한 종돈, 깨끗한 종돈을 분양해야 한다.

돼지 정액처리업의 문제는 규모가 작고, 지역이 편중됨으로 인해 과당 경쟁으로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공수정용 종모돈이 규격돈이 아닌 종돈을 쓴다든가, 정액을 제조하는 인력이 배송까지 하는 문제는 심각한 일이다. 돼지 정액처리업은 양돈농가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 사업을 하는 업종이다. 양돈농가가 인공수정을 함으로써 농장에서 확보한 종모돈을 이용하는 것보다 경제적 이득이 있기에 인공수정을 하는 것이다.
농가의 수준이 낮다고 해서, 품질인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행정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다 해서 방심한다면 그 피해는 양돈농가의 몫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액처리 업을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시작할 때부터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양돈농가와 근접하지 않은 장소를 선택하고 특별한 시설을 하여 종모돈이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질병이 유입되지 않도록 위생적인 시설이 필요하다. 종모돈 구입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종돈장을 확인하고 능력이 우수한지를 파악하여 구입하여야 한다. 또한 정액은 개체 간 혼합을 피해야 한다. 정액으로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이 많은데 혼합함으로써 문제가 발생되면 그 개체뿐만 아니라 혼합된 정액이 모두 문제의 정액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모돈 개체별 형질별 능력의 차이가 있는데 혼합함으로써 어떤 능력을 가진 종모돈 인지도 모르고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액이 공급될 때는 개체별 종모돈의 혈통과 능력이 기록된 정액증명서가 첨부되어야 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제는 많은 양돈농가들이 인공수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해서 정액을 공급할 농장수도 많아졌다. 많은 농장을 거래하는 일은 그 만큼 질병 전파에도 위험이 따른다. 가급적 정액 제조장소와 판매사무실이 격리되어 외부차량이나 인력 출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액생산자와 공급하는 자의 업무를 분리하여 위생상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에서 법을 제정하여 그 법을 준수하는지를 지켜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업을 하는데 기본이 되는 일을 찾아서 설치하고 이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종돈업이나 정액처리업을 하는 분들 중에서는 스스로 개량사업 및 방역 시설 그리고 위생관념을 가지고 철저히 사업을 하고 있는 농가들도 많다. 문제는 사업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일부농가 때문에 그 사업의 전체가 매도되는 경우가 많다. 현실과 같이 사회여건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변화 자체를 적극 수용하면서 스스로 먼저 변화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종돈업 경영자를 비롯한 사회 각 부문에서 변화주도형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외부의 힘에 의해 변화되는 기업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스스로 고통을 감수하며 준비해온 변화야말로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성공은 실패의 씨앗'이라는 말이 종종 대두된다. 이는 과거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다시 쓰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성공은 그 당시의 환경이 만든 최적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환경이 변하면 그 대응책도 변해야 한다. 이는 변화하는 환경에 부합하는 대응만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과거의 성공방식, 관행 및 선례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전혀 새로운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며, 자기 파괴의 혁신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지금은 모든 부문에서 기존의 논리와 관행을 뛰어넘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의 싸움에서는 변화와 혁신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종돈업도 이러한 정신의 경영자가 있다면 한국 양돈의 주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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