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세 오른 돼지 값 당분간 힘 붙을 전망(4/9)
기획특집/ 기세 오른 돼지 값 당분간 힘 붙을 전망(4/9)
  • by pigtimes
이동제한 묶인 두수 출하될 때 약세 불가피
전쟁·소비가 관건이나 물량 부족해 강세 형성
하반기 폭락 대비해 지금부터 대응책 준비해야

업계전문가들이 전망한 돈가 기상도
○…근 8개월간 생산비 이하를 형성했던 돼지 값이 4월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1일부터 세일 행사를 실시하면서 이번 주 돈가는 강보합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돼지 값 호조(好調)는 5∼6월에도 지속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향후 돼지 값을 전망, 양돈농가들의 경영계획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최근 돈가 동향
오늘날 돼지 값은 '남의 불행이 나에게 행복이 온' 꼴이다. 돼지콜레라 양성 반응이 나온 지역의 돼지가 이동 제한되면서 출하두수가 감소, 돈가가 오름세로 반전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콜레라 발생 전 전국(제주 제외) 12개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두수는 1만1천두 안팎이었으나 콜레라 이후 10∼15% 정도가 감소한 9천800∼9천900마리로 집계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돈가 강세는 경기활성화로 인해 소비가 증가한 영향보다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4월 1일부터 13일까지 실시되고 있는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할인행사로 공급상인들의 돼지고기 구매량 증가와 소비자들의 소비도 돈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하나 요인으로 야외에서의 활동이 늘면서 소비가 일어나는, 계절적 이유도 돈가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로 그 동안 15만5천원 내외를 형성하던 돼지 값은 3월 27일 16만원선에 들어선 후 일주일만에 18만원대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 5∼6월 돼지 값 전망
업계전문가들은 앞으로 돈가에 대해 비교적 낙관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이 장기화될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를 향후 돈가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강화순 퓨리나코리아 이사는 "최근 돈가 상승은 돼지콜레라 발생이라는 외적 요인으로 예상보다 빨리 왔지만 이동제한에 묶인 돼지가 동시 출하될 때 약세를 형성하다 5∼6월은 안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이사는 이 같은 요인으로 첫째, 5∼6월에 출하될 돼지 부족을 들었다. 둘째, 육가공업체들의 재고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들이 1∼3월 돈육를 구매, 비축해야 했으나 올해는 예년보다 비축물량을 적게 가져감으로써 구매열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셋째, 환율 상승으로 수입업체들이 돈육 수입을 자제하고 있는 여건을 들었다. 넷째, 쇠고기 값 강세로 돼지고기가 육류 대체 소비효과를 발휘 안정세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 돈가는 최고 지육 kg당 3천원대도 있겠으나 평균 2천800∼2천900원 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 이사는 예상하고 있다.
김강식 육류수출입협회장도 강 이사와의 의견이 비슷하다. 김 회장은 출하두수 감소를 최대 요인으로 꼽고 강세를 전망했다. 그는 1월 돼지 출하두수를 100으로 할 때 4월은 100.9, 5월 102, 6월 97로 안정적 출하기반을 유지하면서 최고 3천원대, 평균 2천700∼2천800원대를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전쟁에 따른 경기침체가 육가공업체로 직결될 경우 이들이 구매량을 조절할 경우 보합국면에 머물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호 농협중앙회 축산조사팀장은 계절적으로 돈가가 회복되는 시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당분간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김 팀장은 소비 둔화와 관련, "IMF 직후인 98년 5월의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로 돈가가 17만원대로 폭락했지만 지금 상황은 그 때와 다르다"고 지적하고 소비가 위축된다 해도 2천700원 전후에서 안정보합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동성 양돈협회 상무는 콜레라 보다 '소비 동향'에 비중을 두고 돼지 값을 예상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이 장기로 갈 것인지, 단기로 끝날 것인지에 따라 돈가 상승폭이 결정될 것이라며 장기전이면 그 폭이 좁고 단기전이면 그 반대라고 전망했다. 김 상무는 이어 가계(家計)대출이자부담이 높아지면서 소비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2천700원 안팎을 내다봤다. 또 하나 변수로 돼지콜레라 재발을 지적했다.

성동현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연구위원은 "콜레라 발생에 따른 이동제한이 풀릴 때 출하량이 몰리면서 일시적인 하락국면도 예상되지만, 1∼2월 유행성설사병(PED) 영향으로 상당수 자돈이 폐사됨으로써 5∼6월 출하물량이 많지 않아 2천800원 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 연구위원은 그러나 작년과 같은 호경기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향후 돈가의 관건은 출하물량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소비기반이 취약한 여건에서 출하량이 돈가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이번 유통업체들의 할인행사로 소비자들이 '콜레라'로 인한 미심쩍음이 어느 정도 해소됨으로써 평상시 소비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 소비량이 늘지 않고 정체를 보이는 게 문제다. 이런 가운데 출하물량이 조금만 늘어도 돈가 약세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5∼6월 출하될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져 안정세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업계전문가들은 5∼6월 돼지 값은 안정세를 유지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하락할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전망했다. 특히 이들은 비록 연중 최대 성수기인 5∼6월이라 하더라도 돈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유통업체들이 구매를 조절함으로써 그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업계전문가들은 정부와 생산자, 유통업체들은 5∼6월 돼지 값보다 하반기 돈가 안정대책을 지금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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