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정수기’ 방역보다 ‘상수원’ 방역으로(3/9)
[김오환칼럼]‘정수기’ 방역보다 ‘상수원’ 방역으로(3/9)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정수기’ 방역보다 ‘상수원’ 방역으로

<양돈타임스 대표〉

개별 양돈장 발병 때 관리 취약
지역별 방역체계로 사전 예방을

남한강이나 북한강 주변 도로를 가다보면 이런 팻말이 서있다. ‘이곳은 식수원입니다. 오물이나 쓰레기를 버리지 마십시오.’ 이 문구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은 실제로 버리지 않고 있다. 강 관리 기관 역시 수질 보호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무실이나 가정에서는 수돗물보다는 정수기나 물을 끓여서 또는 생수를 구매, 음용하고 있다. 왜 그럴까?
상수도 관리기관이 식수원을 잘 관리하고 있더라도 과거에 대한 불안한 심리(수돗물에서 냄새난다든가 물이 흐릿하다든가 녹물이 나왔다든가 등)가 작용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자신의 건강만 생각하는 ‘이기적’ 사고다. 물론 이기적 사고를 비난 비판할 순 없지만, 문제는 전체가 망가졌을 때 이기적 욕심도 힘을 쓰지 못하고 망가지고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상수원이 심하게 오염됐을 경우 정수기를 이용하고, 물을 끓여 마시고, 생수를 구매한다 해도 찜찜하고 상쾌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경우를 양돈업과 비교하면 질병 대책이 그렇다. 현재 양돈농가들의 질병관리체계를 보면 상수원을 거친 수돗물보다는 각자의 정수기나 생수를 통해 음용하는 것처럼 양돈장마다 ‘독자적’으로, 각종 백신 접종이나 방역 활동을 농장의 현실에 맞게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주위 농장’을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질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고 대책이 미흡해서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 금년에 발생한 보은 지역의 구제역과 몇해전 터진 구제역과 돼지 열병, PED(유행성설사병) 등의 사례가 잘 웅변해주고 있다.
그래서 제시된 방역대책이 ‘지역별 공동방역’이다. 질병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일정 지역을 한데 묶어 관리하는 지역별 공동방역체계 말이다. 최근 이 사업이 성과를 이뤘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제주, 포천, 안동 등에서 근접해있는 양돈장끼리 1~2년간 집중 관리 방역한 결과, 질병 발생률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양돈에 있어 최대의 적(敵)은 질병이다. 그런데 기존의 PRRS PRDC 등만 발생하지 않고 생각지도 못한 질병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 걱정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개별 농장의 철저한 방역도 중요하지만 지역별, 단지별 중심의 공동방역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족(蛇足) 같지만 지역을 구분할 때 행정보다는 경제권 중심으로 이뤘으면 한다.
질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농가의 수익은 물론 경쟁력이 달라진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 일환으로 방역정책도 수도꼭지에 매달린 ‘정수기’의 방역에서 벗어나 ‘상수원’ 중심의 방역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했으면 한다. 이럴 경우 질병 발생은 분명 줄어들 것이다. 방역 당국자와 양돈농가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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