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한국 양돈업, ‘저생산성 흑자’구조(2/23)
[김오환칼럼]한국 양돈업, ‘저생산성 흑자’구조(2/23)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한국 양돈업, ‘저생산성 흑자’구조

〈양돈타임스 대표〉

‘저생산성’ 운 좋게 가격이 버텨줘
외부 충격에 취약…생산성에 전념

경제 용어 가운데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 ‘불황형 흑자’라는 말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들의 수익구조가 적자를 기록해야 함에도 그 반대로 ‘흑자’를 시현하고 있는 것을 그렇게 말한다. 또 매출은 감소했는데 이익이 증가한 경우도 말하고 있다. 수출이 줄었으면 적자여야 하는데 되레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이익이 발생할 때도 이 경우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경우 매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건 기업주뿐만 아니라 기업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사람의 바램이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 기업들은 매출도 늘지 않고 수익 발생률도 갈수록 줄어드는 불황에 접어들었다. 그렇다고 폐업할 수도 없었다. 이익을 창출하지 않으면 주주들의 성화가 여간 아니다. 이에 기업들은 매출은 둘째치고, 이익만 생각한다. 그래서 인력 감축, 합병 등을 통해 일반관리비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이익(불황형 흑자)을 도모하고 있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 경제의 최대 걱정거리가 이런 ‘불황형 흑자’인지 모른다. 매출 증가를 통해 이익을 창출해 기업 규모를 확대하거나 새로운 기업을 세우고, 신규 인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명예퇴직 실시나 신규 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환율 차이에 따른 이익을 맞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구조만 아니다. 양돈업도 이런 논란에서 피할 수 없다. 생산성은 정체 또는 저하되고 있는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저생산성 흑자’구조다. 지난해 한돈팜스에 따르면 양돈장 성적은 제자리걸음이다. 15년과 MSY(18마리) 출하일령(201일) 등 생산성 지표를 비교하면 차이가 없다. 폐사율은 19.8%로 전년 22.6%에 견줘 많이 하락(12.4%)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돈 가격은 kg당(탕박) 4천600원으로 15년 4천939원에 비해 6.9% 떨어졌지만 생산비를 크게 웃돌았다. 운(運)이 좋았다.
‘불황형 흑자’ 기업과 ‘저생산성 흑자’ 양돈장과의 공통점은 기본이 약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강한’ 외부 요인이 닥쳐오면 쉽게 무너진다. 경제의 경우 중국 시장의 변화나 환율 변동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양돈은 ‘운 좋았던 가격’이 저생산성을 버텨줬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하면 경쟁력이 약해진다.
따라서 양돈장의 생산성 제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양돈장의 장단점은 주인이 가장 많이 잘 알고 있다. 농장의 작고 소소한 것부터 개선하면서 생산성 제고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그것은 분명, 돼지 한 마리를 더 출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제 입춘도 우수도 가고 본격적인 농사철이 오고 있다. 어젠가 말했듯이 벼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크듯이 돼지 역시 그렇다. 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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