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양돈장 팔지 마세요(1/26)
[김오환칼럼]양돈장 팔지 마세요(1/26)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양돈장 팔지 마세요
〈발행인겸 편집국장〉

고령, 냄새 등 규제로 매각 의사
투자 높이는 게 수익 창출 지름길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둘 중의 하나는 퇴직하고 집에서 쉰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소일할지란다. 등산 가는 것도 일주일에 한두번이고, 자전거타기 등 취미 생활도 하루 한두시간이고, 친구 사무실도 자주 찾아갈 수 없고, 집에만 있자니 마누라가 눈치주는 것 같고….만나면 갑갑하고 답답하고 빨리 늙을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비해 양돈농가들은 정말 행복하다. 축복받고 있다. 100세 시대 평생 일자리가 있어서다. 게다가 다른 업종처럼 재고가 쌓이거나 물건 값 받지 못하는 경우도 없고, 밑지는 일도 없고 돈도 괜찮게 벌고 있다. 원로 양돈인 말처럼 대한민국에 이만한 사업도 없다. 물론 옷이나 머리카락, 몸통까지 밴 돼지 냄새가 걱정이지만, 남부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양돈농가들이 변하고 있다. 사료 약품 종돈 기자재 등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양돈농가들이 ‘제3의 길’을 가고 있다. 사료 등 외상자금을 갚아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보다, 빌딩이나 땅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양돈장을 처분할 의사가 많다 한다. 그동안 양돈하느라 고생했으니까 편히 쉬고 싶은 마음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한국 양돈업 입장에서 볼 때 다소 충격적이고 심각하다. 그들이 양돈을 포기하려는 것은 후계자 부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냄새 등 민원과 무허가 돈사에 대한 법적 행정적 압박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이들이 하나 둘 떠남으로써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한국 양돈 사육기반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농가가 많아야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데 걱정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수차 주장한 것처럼 양돈업과 돈사에 대한 양돈농가들의 법적인 책임을 줄여야 한다. 냄새 규제를 완화하고, 무허가 돈사의 적법화를 정부의 입장에서 적용하지 말고 농가 입장에서 수용했으면 한다. 또한 전업 또는 폐업 의사가 있는 양돈장을 임대토록 유도했으면 한다. 기존 시설도 아깝고 주민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농협의 ‘축사은행’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가들의 사육 의지 고수다. 필자가 할 수 있는 게 글 쓰는 일이라면 농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돼지 키우는 것이다. 다른 것은 하려해도 할 수 없고, 하면 십중팔구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돈은 빌려줘도 인맥은 빌려주지 않는다. 양돈에서의 ‘인맥’은 수십년간 현장에서 쌓은 고귀하고 소중한 지식이며 업무 관계로 맺은 인적 자산이다. 그걸 버리시렵니까? 평생 활용하세요. 양돈에 투자하세요. 생산성은 더욱 높아지고 돈을 더 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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