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돈가 오름세 4월쯤 가능(2/12)
기획특집/ 돈가 오름세 4월쯤 가능(2/12)
  • by 김오환
돈가 오름세 4월쯤 가능
출하물량보다 경기 회복이 최대 관건
러시아 돈육수출재개로 안정기반 구축을
양돈농가 스스로 사육두수 조절 능력 시급

○…설 이후 돼지 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설이나 추석 명절 다음 출하물량 감소로 안정보합세를 유지한 전례로 볼 때 이번 경우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출하두수가 감소한 가운데 돈가가 떨어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본보는 돈가 하락 원인과 향후 가격을 긴급 전망한다.…○

◆ 설 이후 돼지 값 동향
설 연휴 다음 전국 도매시장에서 출하된 돼지는 3일 2천496두, 4일 4천768두, 5일 5천543두, 6일 5천4두로 설 직전 7천마리선에서 출하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kg당 지육가격은 6일 서울에서 2천원대가 무너진 1천842원을 형성한 것을 비롯 전국 평균가는 2천42원에 머물러 작년 10월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이처럼 돼지 값이 하락한 것은 경기 불안에 따른 소비위축을 첫째로 꼽고 있다. 김성호 농협중앙회 축산조사팀 차장은 "주가 하락, 미국과 이라크 전쟁 임박, 고유가 등으로 국내외 경기가 위축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김 차장은 또 돈가가 하락하면서 '따돈'이 서울 공판장에 집중, 가락동 도매시장 지육가를 떨어뜨리면서 이것이 전국 도매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육가공업체들의 재고량이 많다는 점이다. 최동수 CJ 축육사업본부장은 "돼지고기 가공업체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후지 등 수출부위를 구매한 양을 추정할 때 3개월 정도는 버틸 물량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 같은 재고물량이 가공업체들의 경영수지를 악화, 구매량을 줄임으로써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 본부장은 설 이후 후지 값이 kg당 1천700원대에서 1천400원대로 하락하는 등 수출부위의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입증하듯 작년말 기준 돈육 재고량은 1만1천여톤으로 전년동기대비 97.7%가 증가했고 이 가운데 수출부위 재고는 5천397톤으로 2001년말보다 114.8%가 늘어났다.
셋째가 계절적 요인이다. 매년 2월은 신학기 시작으로 각 가정의 교육비 지출이 늘면서 육류소비가 감소, 가격이 떨어졌다. 90년 이후 현재까지 13년 동안 2월의 돼지 값이 1월에 비해 높은 때는 94년과 96년, 98년에 불과했다. 특히 돈육 수출이 잘 되던 99년에도 낮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향후 돼지 값 예상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돼지 값에 대해 비관보다는 낙관하는 비중이 약간 높다. 4월 전후로 생산비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규성 축산물유통연구소장은 "출하두수보다 소비가 관건"이라며 국내외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국내 돈가 회복속도도 그만큼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소장은 이어 3월경 몽고와 필리핀에 후지가 수출되고 각급 학교 개학으로 급식소비가 늘면서 육가공업체들의 구매가 살아 안정보합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 김 차장은 "3월까지 약세를 형성하다 행락 시기인 4월부터 오름세로 반전될 것이다. 그러나 예년처럼 큰 상승보다는 2001년 기준 생산비(15만6천600원) 수준을 웃도는 상태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 쇠고기 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육류소비가 돈육으로 전환돼 '폭락'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강화순 퓨리나코리아 이사는 예상보다 출하두수가 부족하다며 안정세 쪽에 무게를 뒀다. 강 이사는 "돼지 유행성설사병으로 최근 자돈 폐사율이 크게 늘어 갈수록 출하물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회복시기는 다소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해야 할 12월 자돈사료와 비육돈용 사료생산량이 11월과 같다는 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육두수가 많고 경기 불투명으로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돈가 극복 방안
업계 전문가들은 저돈가 극복방안에 대해 정부와 양돈농가의 역할을 각각 주문했다. 이들은 돈가 안정의 지름길은 수출뿐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수출 재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강식 육류수출입협회장은 "러시아의 경우 브라질산 돈육을 수입금지하고 있고, 유럽산은 가격이 비싸 러시아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며 한국이 구제역 청정국가로 다시 지정된 만큼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돈육 수출재개 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TV를 비롯한 꾸준한 소비홍보를 주문했다. 이들은 "재작년과 작년 TV홍보와 각 지역에서 시식회 실시이후 돈가가 안정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예재길 양돈연구회장은 "그 동안 양돈업을 보면 불황일수록 양돈농가들의 입식열기가 살고 있다. 물론 망하는 농가는 있지만 돼지는 죽지 않고 누군가에게 넘겨져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사육두수를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양돈농가의 의식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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