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양돈업 수성(守成)의 길(1/24)
[화요칼럼]양돈업 수성(守成)의 길(1/24)
  • by 양돈타임스
[화요칼럼]양돈업 수성(守成)의 길

김오환<편집국장>

창업(創業)과 수성(守成). 이 가운데 어느 것이 힘들고 어려운가. 혹자는 창업이, 혹자는 수성이라 주장하지만 둘 다 쉽지 않고 녹록치 않은 것이다.
쉽지 않고 녹록치 않은 일
창업은, 사회생활 경험없이 시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십중팔구는 직장에서 배운 노하우를 토대로 몇날 며칠을 준비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단이다. 그리고 성공이라는 자신감과 실패라는 두려움 속에서 출발,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채찍질한다. 친구, 친지의 대소사에 참석치 못해 손가락질 받으면서 하나하나씩 틀을 잡아간다.
지금의 양돈인이 그랬다. 되돌아보면 구제역·돈열 발생, 질병 만연, 폐사, 분뇨 등으로 하루하루가 편할 날이 없었다. 이렇게 살을 에는 고통과 참담함 속에 동료 양돈인들이 남부여대(男負女戴;남자는 지고 여자는 이고 고향을 떠나는)하는데 눈물을 삼켜야 했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될지도 몰라’ 하는 두려움 속에 날밤을 지센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럴수록 양돈업이 천직이라며 마음을 다졌다.
그러다 미국 쇠고기에서의 광우병 발생으로 한 2년 얼굴 폈다. 현금으로 사료를 구매하고 돈사를 개보수, 규모를 조금씩 늘려 나갔다. 친구에게 소주도 샀다. 장모님에게 용돈도 드렸다. 악성 부채도 갚았다. 돼지 키운 재미가 솔솔 했다. 여유와 돈도 있었다. 부족하고 부러울 게 없었다.
주위에서 놔두질 않았다. 불평과 불만이 터졌다. 유통업자는 유통업자 나름대로, 소비자는 소비자 나름대로. 돼지와 고기 값이 비싸다고. 여기다 미국까지 가세했다. 이젠 괜찮으니까 자기 나라 쇠고기 사라고 대통령부터 말단 관리까지 보챘다. 마침내 1월 13일 다시 수입키로 꺾임으로써 빠르면 3월경 음식점에서 미국 소 농가와 맞붙게 됐다.
기본 충실만이 수성 보장
미국 농가들은 시장 확대를 위해 싼 값에 쇠고기를 풀 것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은 돌아선다. 양돈농가들의 경영은, 수지는커녕 ‘똔똔이’ 맞추기에 급급할는지 모른다. 때문에 다소 풀어진 마음을 잡고 경영에 임해야 한다. 그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당신의 발자국을 돼지가 듣도록 하면서 돼지를 편하게 해주는 일이다. 이럴 때 마누라 손톱 빠지게 하며 세운 양돈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owkim@pig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