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최우영 방역사를 도웁시다(4/6)
[화요칼럼]최우영 방역사를 도웁시다(4/6)
  • by 양돈타임스
[화요 칼럼]

최우영 방역사를 도웁시다

치료비 없어 진통제로 투병 중
축산업계 살가운 형제애 기대

김오환

우리와 서구, 특히 미국과의 사고방식은 다르다. 영어권이 ‘개인’ 중심에서 이야기한 반면 우리는 ‘인간’ 중심에서 말한다. 죽고 사는 것도 그렇다. 자신이나 타인이 위급한 상황에 처할 때 영어는 ‘헬프 미(나를 도와주세요)’하며 구원을 기다린 반면 우리는 ‘사람 살려’하고 도움을 청한다.
이어령교수는 ‘사람 살려’라는 외침을 “생명을 중시하고 어려운 것을 보면 도울 줄 아는 천성으로 타고난 인간의 마음”이라며 철학적인 동시에 미래 가치가 숨어 있는 말이고, 세계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윤리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정치도 기업도 예술도 문화도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 살자’고 하는 일이라며 이 평범한 진리가 한국인의 믿음이요, 가치라고 역설했다.
그렇다. 큰 죄 저지르지 않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오순도순 살아온 우리들은 수재민 돕기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TV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소년소녀 가장이나 불치의 병과 투병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ARS(자동응답전화)에 적극 참여,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
지금 우리 곁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져 주위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가축위생방역본부에 따르면 충북 괴산군 소속 최우영 가축방역사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힘겹게 투병 생활하고 있다 한다. 가정 형편상 하루에 15만원씩 들어가는 항암 치료는커녕 5만~6만원 하는 치료비 때문에 병원에서 퇴원, 치료조차 제 때 받지 못하고 집에서 진통제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방역본부 창립과 동시에 방역업무를 담당한 그는 ‘프로 방역사’였다. 구제역이란 살기(殺氣)가 온 나라의 구석구석을 노리던 2000년과 2002년 충북 지역으로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불철주야 방역활동을 실시, 개인 농장에서의 발생을 막았다. 또한 지난해 돈열이 전국을 강타했을 때 인근 도(道)에서 돈열이 발생했음에도 충북만이 안전지대였던 것도 그를 비롯한 방역요원의 활약이란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투병 중인 몸을 이끌고 3월 5일 열린 전국 방역사 교육에 참가, 철저한 직업정신과 책임의식을 보여준 이 시대 꼭 필요한 ‘방역사’였다.
그는 늘 자기를 ‘부자’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모아둔 돈이 많거나 부동산이 많아서가 아니다. 구제역 돈열 등 악성전염병 예방활동을 벌임으로써 잘 크는 돼지를 보면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부자라는 것이다. 나이(49)보다 훨씬 늙어 보인 그는 충북 지역 양돈농가의 젓가락까지 알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그를 병원에서는 여름을 넘기기가 힘들 것이라고 했단다. 평생 가축 질병과 싸운 그가 ‘마지막 투쟁’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람 살려’다. 축산인을 비롯한 관련업계의 살가운 형제애가 절실하다. (02)478-7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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