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결심’으로만 끝내지 말자(1/13)
[화요칼럼]‘결심’으로만 끝내지 말자(1/13)
  • by 양돈타임스
[화요 칼럼]

‘결심’으로만 끝내지 말자

김오환/편집국장

소설가 김영하씨는 신문 기고를 통해 새해 초 번창하는 사업, 헬스클럽 수영장 어학학원 일기장 금연초 등을 ‘결심산업’이라 했다. 새해가 되면 자신의 건강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결심을 하고 사람들은 돈을 써서 자기 결심을 다시 확인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정초가 되면 새롭게 다짐한다. 아니, 해마다 그것을 반복한다. 실행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아서다. 그래서 그런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절기(節氣)를 한 단으로 묶어 구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태해지기 쉬운 인간의 속성을 다시 가다듬도록 새로이 시작되는 날을 기다린다. 지난날 미흡한 점을 되돌아보고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오히려 출발점을 신성시한다.
성스러운 새해 아침이다. 보다 나은 내일을 창조하는데 매진할 것을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굳게 맹세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과거 농경사회처럼 씨 뿌리고 김매고 수확해 이웃과 나눠먹는 공동체사회가 아니라, 상대방이 망하지 않으면 내가 망하는 경쟁사회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우리끼리 다투는 것이 아니라 우리보다 여건이 좋은 사람과 겨뤄야 함으로 배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느슨했던 고삐를 다시 죄야 한다. 그것은 새로 태어난 생성(生成)이 아니라 이미 있는 기성(旣成)의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양돈경영에 필요한 자금과 생산지수를 기록하는 것이 새로운 일인가. 아니면 출입하는 차량과 사람에 대한 소독 등 방역활동이 새로운 일인가. 아니면 농장의 문제점을 분석, 개선방향을 찾는 것이 새로운 일인가. 아니면 입식 및 출하일정을 조정, 경영수지를 제고하는 것이 새로운 일인가. 아니면 적정 온도, 환기 등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정녕 새로운 일인가.
새로운 일이란 거창하고 없는 것이 하늘에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실천, 실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어쩌면 이런 속성 때문에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인지 모른다.
하지만 달라져야 한다. 완벽하고 완전해 일등은 아닐지언정 도태되지 않도록 기성(旣成)의 것을 갈고 닦아야 한다. 동시에 미세한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는 지진계 바늘처럼 주시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 할 것이다. 한 획이 바뀐 새해 아침, 지행(知行)을 합일(合一)할 것을 권유하고 주문한다. 결심산업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이럴때 농장의 생산성은 물론 경쟁력도 제고될 것이다.
owkim@pig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