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마이 웨이’를 부르자(12/23)
[화요칼럼]‘마이 웨이’를 부르자(12/23)
  • by 양돈타임스
[화요칼럼]

‘마이 웨이’를 부르자

<김오환/편집국장>

요즘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정치권은 대선자금으로 경제는 소비둔화로 사회는 실업자 증가로 어느 한 군데 편한 데가 없다. 내일을 위해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여유보다는 하루 하루 쫓기듯이 살고 있다. 모두 것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우리 양돈업도 예외는 아니다. 오를 것 같은 돼지 값은 오르지 않고 질병은 계속 터져 농가의 경영수지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돈업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교과서식으로 ‘훈수’한들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2003년. 뒤돌아보면 희망을 갖고 출발했다. 작년 12월 구제역 청정국으로 지정된만큼 올해 돼지고기 일본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래서 양돈업의 ‘가을 불황’은 더 이상 겪지 않을뿐더러 옛 영광을 회복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돈열 발생으로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더욱이 그 꿈이 꿈으로 될는지 몰라 불안한 가운데 2004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올해, 우리는 하나가 되어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기반을 다졌다. 자조금 시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구제역 돈열 등 역병의 무서움을 알고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돼지고기 소비운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일본 수출이 막힌 돈육을 필리핀 러시아 몽고에 수출하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했다.
이에 만족하기는 낯간지럽다. 가장 중요한, 돼지 값이 겨우 생산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돈가가 좋아야 일할 맛도 나고 화색이 도는데 그러치 못하니 편치 않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다.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돼지고기가 수입 자유화되면 끝장날 것으로 생각했던 국내 양돈업이 끝장나기는커녕 오히려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생산규모가 줄지 않고 늘지 않고 있는 점이다. 더욱이 왜곡된 소비구조만 개선된다면 양돈업은 말 그대로 탄탄대로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가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은 돈가 등락이 아니라 양돈업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는 양돈인들이 양돈업에 대해 희망을 상실,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패배의식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우리 희망의 날개를 무참히 꺾은 2003년은 역사의 장으로 넘어간다. 지겹고 힘들었지만 양돈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와 슬기도 가르쳐줬다.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2004년을 맞이하자. “나 이제 지나온 얘기를 솔직히 털어놓았네. 나 열심히 한 길을 꾸준히 걸어오면서 때로는 참을 수 없는 고난을 겪은 시절도 있었고 때로는 웃고 울며 상심의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후회 없이 충실히 걸어온 나의 삶이었네”라는 마이웨이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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