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양돈업 소비만이 살길이다(12/16)
[화요칼럼]양돈업 소비만이 살길이다(12/16)
  • by 양돈타임스
[화요 칼럼]

양돈업 소비만이 살길이다
김오환/편집국장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소위 ‘세풍’건으로 미국에 도피했던 인사가 연초 귀국, 죗값을 치르고 있다. 그의 귀국 배경 요인 중의 하나가 음식 때문이었다 한다. 미국 교도소에서 제공한 빵과 우유, 치즈 등 서양식 음식에 적응치 못해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외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35년간 다른나라로 도망 다닌 영국 열차강도가 영국의 전통 맥주를 잊지 못해 귀국, 벌을 청했다 한다. 이를 보면 입에 밴 맛을 떨치기란 죽기보다 힘든 것 같다. 이런 음식은 별미라기보다는 늘 먹는 찬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돼지고기는 가끔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경기가 오랜 기간 침체되면서 수요마저 크게 줄어, 올라갈 것 같은 돼지 값 상승을 발목잡고 있다. 더욱이 부족하다는 삼겹살 목심 갈비 등 인기부위 재고량이 늘고 있어 가정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반증해주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양돈업계가 느끼는 온기는 윗목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내년 1분기 양돈관측을 통해 돼지 사육두수는 계속 줄음에도 소비 감소로 돈가가 크게 오르기는커녕 겨우 생산비 수준(15만~16만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지금 양돈업 최대 현안은 소비다. 어떻게 해서든지 돼지고기 소비 붐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축산업 최후 보루인 양돈업이 산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연말까지 서울시내 요지에서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겨울 돼지고기 축제’와 ‘대장금’ 궁중음식 시식회를 열고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이에 협회 지부와 양돈조합들도 이에 발맞췄으면 한다. 크리스마스·연말 분위기에 돼지고기 홍보가 곁들여지면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정부도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일환으로 수출부위 전문식당 개설을 지원하는 동시에 대형 매장이나 유통업소에서 자체적으로 수제 햄을 가공,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줬으면 한다. 또한 단체급식용 육가공품을 개발, 대량으로 소비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혹자는 돼지고기 홍보가 소비 창출에 얼마나 기여하겠느냐고 과소평가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생산자와 단체, 정부가 지속적으로 소비증대방안을 강구할 때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짐으로써 획기적인 상품은 분명 탄생할 것이다. 정말, 돼지고기로 만든 요리 때문에 귀국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을 기다리는 건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owkim@pig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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