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지속 가능한 양돈업으로(12/09)
[화요칼럼]지속 가능한 양돈업으로(12/09)
  • by 양돈타임스
화요 칼럼

지속 가능한 양돈업으로

김오환 편집국장

기자는 고추를 좋아하지 않지만 덜 매운 건 즐겨 찾는다. 그러면서 왜 고추가 매운지에 대해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단지 매운 음식이라고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몇 해 전 미국의 과학자들은 동물 식생활 습관을 통해 고추가 왜 매운지를 추론했다.
그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고추의 매운 맛을 일으키는 ‘캅사이신’이라는 화학물질에 대해 포유류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반면 조류는 둔감했다는 것이다. 조류는 고추를 먹지만 캅사이신 성분을 함유한 씨는 거의 원형을 훼손시키지 않은 채 광범위한 지역에 배설함으로써 고추의 종(種) 보존은 물론 진화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우리 양돈인들은 돼지를 통해 먹고 입고 취미를 찾는다. 기자도 그렇다.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사회적 지위도 얻는다. 동시에 종을 보존하고 더 나은 생활도 추구한다. 때문에 돼지는 우리에게 있어서 고추의 캅사이신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성싶다. 그러면서 우리는, 뾰족한 수도 없는데 돼지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지겨워하고 짜증 낸다. 관심을 두지 않고 새로운 일을 찾으려 귀동냥한다.
돼지를 떠났다고 가정해보자. 두어 달은 괜찮을 것이다. 못 만났던 친구 만나고 여행 다니고 책 읽고 실컷 늦잠 자고…. 하지만 무료한 생활이 하루 이틀 이어지면서 대인 기피증이 생기고 전화도 골라 받을 것이다. 더나가 병도 날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돼지가 있어 생활하고 있는 사람)는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니, 충실해야 한다. 그걸 통해 의식주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성취감을 맛 봐야 한다. 생의 즐거움, 보람도 찾아야 한다. 기자는 양돈타임스를 잘 만들어 양돈인들의 소득향상과 권익을 보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정부는 양돈환경에 적합한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업계는 양질의 사료 약품 기자재를 생산, 공급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양돈인들은 돼지 잘 키우는데 온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이것은 거창한 일 같지만 기본적인 일만 충실하면 된다. 한 마디로 말하면 돈사를 자주 방문하는 된다. 스님이 법고 소리를 들으면 번뇌를 끊듯이 농가들은 돼지 울음소리만 들으면 돈사로 향하는 것이다. 들어가서, 가스가 찼으면 환기시키고 위축돈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면 된다. 또한 얼마나 태어나고 출하 되는지, 돈이 얼마나 들어가고 버는지 기록하는 일이다. 이럴 때 비록 조류(양돈선진국)가 고추를 먹는다 해도 씨(한국 양돈업)는 진화, 발전할 것이다.
owkim@pig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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