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자조금위원장 누가 적임자인가(11/25)
[화요칼럼]자조금위원장 누가 적임자인가(11/25)
  • by 양돈타임스
[화요칼럼]

자조금위원장 누가 적임자인가

김오환/편집국장

17세기 영국 홉슨이라는 사람은 오늘날 차를 빌려주는 것처럼 말 임대업을 했다. 여러 말을 갖고 있는 그는 말을 빌려 타려는 사람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았다. 그냥 마구간에 있는 말을 차례대로 내줘 운이 좋으면 좋은 말을, 나쁘면 나쁜 말을 타게 했다.
이래서 나온 말이 ‘홉슨의 선택’이다. 이 말은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가 판단할 때 그 자리에 맞는 적절한 후보가 아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하는 수 없이 입후보자에게 투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양돈자조활동자금 설치를 위한 대의원 선거가 끝난 요즘, 양돈업계의 관심사 중의 하나가 누가 양돈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 선출되느냐는 것이다. ‘준비’위원장 선임하는 안을 놓고 농협과 양돈협회가 팽팽한 접전을 벌인 것을 보면 초대 관리위원장 선출(11∼25인 이하로 구성된 관리위원들이 호선) 문제를 놓고 양측의 기(氣) 싸움, 수(手) 싸움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양측이 준비위원장을 선임한 것처럼 합의점을 도출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관리위원은커녕 대의원회도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위원장 선출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너무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미리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양돈자조금이 한국 양돈업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해도 틀린 말이 아니어서다. 막중한 임무를 맡을 장(長)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은 권리포기요, 더 나아가 직무유기다.
때문에 위원장은 양돈업계 뿐만 아니라 전 축산업계가 수긍하고 환영하는 인사가 선출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양돈인들로부터 신망 높고, 양돈업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그동안 고민해왔고 앞으로 더 고뇌할 수 있는 인사면 더할 나위 없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잘다림질한 모시옷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깔끔하고 은은한 향이 배어있는 냅킨처럼 양돈인의 위상을 격조 있게 꾸며줄 수 있는 인사가 추대됐으면 한다.
이것은 기자만의 욕심일까. 아니다. 양돈업에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며 갈망일 것이다. 물론 서로의 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는 ‘분’을 모시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한발 물러서 바라보면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재단하고 행동하는 지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양돈인들은 위원장 선임에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는 농협과 협회의 사명감 있고 책임 있는 언행을 한편으론 요구하고 한편으론 주시할 것이다. 위원장 선출이 양돈자조금 성패를 좌우하는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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