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가을 꽃돼지 축제’의 교훈(11/04)
[화요칼럼]‘가을 꽃돼지 축제’의 교훈(11/04)
  • by 양돈타임스
[화요칼럼]

‘가을 꽃돼지 축제’의 교훈

김오환 편집국장

‘소비자와 함께 하는 가을 꽃돼지 축제’가 끝났다. 이를 준비한 직원이나 버스를 빌려 멀리서 온 양돈농가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성황리’ 마쳤다고 해야 하나 그냥 ‘끝났다’고 했다. 기대감이 너무 커 그런지 모르지만 아쉬움이 길게 남아서다.
어쩌면 달포만에 치른 축제에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 자체가 욕심인지 모른다. 행사 개최를 놓고 한다, 안 한다 우왕좌왕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렇게까지 인색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행사 열흘 전 장소가 변경된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굳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도 괜찮고, 실내와 야외에서의 축제를 동시에 실시해야 함으로 옥의 티는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잘 나갔다. 행사장 입구에 걸린 현수막 한쪽 끈이 떨어져 나불거린 모습이 조금은 거슬렸지만 마음에 두지 않았다.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을 결의하고자 한 양돈농가들이 많이 참가한데다 각계에서 축하객들이 대거 참석해 성공을, 그것도 대성황을 느끼도록 했다. 잔치분위기는 이어졌다. 120m 돈가스 무료 시식코너에 인파가 입추여지 없어 한층 고조됐다. 거부감 없는 꽃돼지 조각, 도우미들의 상냥한 게임 안내, 뒷다리 시식, 요리 퍼포먼스 등 모두가 축제 열기를 돋구었다.
문제는 점심식사. 식권을 받아든 참가자들은 모두 식당으로 갔다. 왜 식당에 왔는지 의문이 생겼다. 야외에서 식사를 안한 조건으로 장소를 내줬는지 모르지만 시식회 행사에서 식당으로 안내한 것은 설명이 안 된다. 아침도 거르고 축제에 참가한 양돈농가들의 처지를 고려했는지 몰라도 이건 아니었다. 날씨도 좋았고 수백명이 앉아서 마음에 점을 찍듯이(=점심)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충분했음에도 식당으로 가게 한 것은 축제에 대한 비례(非禮)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대다수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자리를 뜸으로써 축제는 파장 분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120m 돈가스 코너는 철거하기 시작했고 수출부위를 설명한 행사장은 문을 닫았다. 다만 돼지 부위 과녁 맞추기와 후지 시식회 코너만 줄서 있어 축제마당치고는 쓸쓸했고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그 때 어린아이를 데리고 하나 둘 ‘진짜’ 소비자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돼지인형을 만져보고, 꽃돼지 조각에 올라 사진을 찍고, 미니 흑돼지에 다가갔다. 그러나 이것으로 ‘축제’라고 치장하기엔 좀 그렇다.
행사에는 분명한 목적과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인력과 돈이 투자된 만큼 결과를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양돈업 경영도 이와 마찬가지다. 명확한 지향점이 있으면 돼지 값이 하락하더라도 손실 폭을 줄일 수 있고, 올라갈 때의 수익은 배가 될 것이다. 그 만큼 목표설정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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