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돈열 재발 누구 책임인가(9/2)
[화요칼럼]돈열 재발 누구 책임인가(9/2)
  • by 양돈타임스
돈열 재발 누구 책임인가

취미가 등산인 기자는 등산복과 신발을 일년도 못돼 두 번 샀다. 이것을 싼 맛에 구매했는데 오래되지 않아 발바닥이 아프고 땀 흡수가 늦어 고민 끝에 고급품으로 교체했다. 다른 생필품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 두고두고 쓸 물건은 돈이 더 들더라도 조금 비싼 걸 구매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창고·재고정리, 80∼90% 할인, 급매 등이 나부끼면서 호객하는 장소는 가지도 않을뿐더러 구매도 않는다. 혹시 건질 게 있겠지하고 가면 얻는 것보다 시간만 낭비하곤 한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것이 있다면, 비싸면 그 이유가 반드시 있다고 믿고 두말없이 구매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도 배웠다. 제 값을 치르고 사야 좋은 제품이 생산되고 경쟁력도 향상되지, 그렇지 않고 깎으려 하고 저가 제품만 찾으려 하면 생산성이 높아지기는커녕 불신만 깊어지고 산업의 발전은 퇴보 내지 정체할 것이란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경북 상주와 충남 당진에서의 돈열 재발은 많은 걸 시사해주고 있다. 상주 양돈장은 부도난 농장에서 떨이돼지를 구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주위를 생각해보자. 양돈장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제 때 사료를 급여하고 소독을 실시하고 성장단계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면서 돼지를 관리하고 있는지. 십중팔구 소홀히 여길 것이다.
당진 돈열 발생농장 역시 상주와 다르더라도 오십보백보다. 전에 오제스키가 발병했으면 외부에서 돼지 구매시 신경을 섰어야 함에도 중상(中商)에게 자돈 구매를 의존한 것은 쉽게 납득이 안 된다. 우리에게 알려진 중상들의 속성은 이익이 우선이지 품질은 아니다. 어쩌면 이 상인도 자돈의 건강 상태보다는 ‘가격’으로 접근했을지도 모른다.
그 동안 농림부 농협 양돈협회 업계 언론들은 틈만 나면 떨이돼지 구매 자제와 악성전염병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강조했고 역설했다. 그런데도 3개월만에 돈열은 재발한 것이다. 누가 책임져야 하나. 일차적인 책임은 사고 판 양돈농가들이다. 그렇다고 우리들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피고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성싶다.
이제 다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추슬렀으면 한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듯이 앞으로 이러한 양돈장이 나오지 않으란 법이 없어서다. 때문에 소독·접종증명서확인 등 기본 수칙 이외 서로 잘못된 것은 지적, 독려하고 잘한 것은 격려하는 자세를 아무리 주문해도 지나치지 않다. 결국 이것은 자기 재산이고 나아가 한국 양돈업의 자산이요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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