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돼지고기와 로또복권(8/12)
[화요칼럼]돼지고기와 로또복권(8/12)
  • by 양돈타임스
돼지고기와 로또복권

기자가 맨 처음 복권을 구입한 때는 중학교 시절로 기억된다. 소위 용꿈을 꿔서 샀다. 허탕이었다. 그 뒤, 현재까지 복권에 투자한 돈은 1만원 안팎이다. 올해 열풍을 몰고 온 로또복권도 구입은커녕 다른 사람이 번호에 표시해줘서 두 번 만져봤을 뿐이다.
이처럼 복권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은 세상에 공짜가 없고,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쉽게 없어진다는 ‘진리’를 알아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구매했지만 막상 당첨이 안될 때 담배만 늘고, 만에 하나 1등 됐을 때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자제하고 있다. 고스톱이나 포커는 머리싸움하는 짜릿한 맛이라도 있지만 기계에 운(運)을 맡긴, 복권 구매는 영 내키지 않는다. 생돈 나가는 기분이 드는 것도 복권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그래서 복권 살 돈 있으면 먹을 것을 구매하는 편이다. 먹는 것과 복권은 상관이 없을까. 특히 돼지고기 소비와 로또복권과는 무관할까. 관련이 없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돼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 이익모 CJ 축육팀장의 주장이다. “돼지고기 소비둔화 이유로 경기침체를 꼽고 있는 가운데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복권구매 열기라 생각된다. 예전에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추렴해 삼겹살에다 소주를 곁들였는데 금년 들어 그 돈이 복권 구매로 전용(轉用)됨으로써 그 횟수가 감소, 돼지고기 소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 팀장의 주장을 활자화하기 전까지 기자는 많은 사람을 통해 물어봤다. 대다수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이를 미루어볼 때 돼지고기 소비와 복권 판매는 반비례하고 있다해도 틀린 말은 아닐성싶다. 때문에 로또 열풍이 현재처럼 활성화되면 될수록 돈육 소비기반이 서서히 잠식돼 양돈산업을 위태롭게 할 상황도 오지 않나 하는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 양돈업계는 이 달 중순부터 돼지 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돼지고기 소비증대를 위해 골몰하고 있다. 농림부는 돈육 필리핀 수출 재개를 위해 관계자를 초청하는 동시에 교섭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양돈수급위원회는 소비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는 TV기획(이벤트)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할 방침이다.
양돈협회는 각 지부를 통해 시식회를 전개토록 하고 차량스티커를 배포했다. 영양사와 소비자단체에 수출부위 요리책자도 나눠줬다. 민관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양돈업계관계자들도 무언가 해야 한다. 그 방안 중의 하나가 로또복권에 투자할 여력이 있으면 이를 모아 돼지고기를 소비토록하고 더 나아가 이를 양돈업계에만 국한하지 말고 주위에 알려 동참을 촉구했으면 한다. 이럴 때 복권으로 눈을 돌린 돼지고기 주 소비고객인 직장인들의 복귀는 빨라질 것이다. 돼지고기 소비자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양돈타임스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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