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양돈업도 경계가 중요하다(6/18)
[화요칼럼]양돈업도 경계가 중요하다(6/18)
  • by 김오환
양돈업도 경계가 중요하다
7월부터 돼지 값 흐름 주시해야
생산자·정부 지금부터 준비를

미국 맥아더 장군은 1942년 3월 일본군과 필리핀 전투에서 크게 패한다. 그는 패배 원인을 경계(警戒)의 실패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유명한 말을 남긴다. "전투에 진 병사는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없다."
이 말은 군에서만 들은 게 아니었다. 제대 후 예비군 훈련 때 경계교육시간만 되면 늘 되풀이되는 잔소리였다. 하지만 살아가는데 있어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마음을 가다듬어 조심하는 처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양돈업의 '경계'는 무엇일까. 앞으로의 돼지 값 추이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촌경제연구원과 농협 등 기관은 그 동안 강보합세를 형성해왔던 돼지 값이 7월을 고비로 서서히 하락세를 유지하다 8월 중순부터는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추석(9월 10일) 이후에는 생산비 이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출하두수 증가요, 또 하나는 소비둔화다.

이를 입증하듯 출하두수의 경우, 3월 기준 7∼8월에 출하예정인 2개월령 미만 돼지는 275만6천마리로 전년동기대비 3.4%(9만1천두)가 늘었다. 소비둔화는 국내 기업들이 분석한 소비자태도지수(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와 생활 형편 및 앞으로의 전망 등을 조사해 종합한 지수로서 50%가 넘으면 긍정적, 그 미만이면 부정적임)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2분기(44.2%)는 물론 3분기도 소비자태도지수가 50미만으로 본격적인 체감경기 회복을 얘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에는 '예측이 가능'한 경계인 것이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우선 양돈농가들은 잘 크지 않거나 생산성이 낮은 육성돈을 과감하게 도태시켜 8∼9월에 출하되는 돼지를 줄였으면 한다. 아울러 4분기와 내년 초까지 돈가 안정을 위해 자돈 선발을 강화하길 주문한다. 다시 말해 자돈 폐사 범위를 늘려 농장 경영에 여유를 가지라는 얘기다. 또한 후지나 등심 등 수출부위에 대한 소비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 역시 예년처럼 가을철에 돼지 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미리 대책을 수립했으면 한다. 특히 수출부위 재고 감축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 일환으로 7∼8월에 수출하는 물량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와 같이 양돈농가와 정부가 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경계'를 중시한 맥아더가 45년 1월 루손 섬을 탈환하고 마닐라로 향하듯이 예측이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불확실한 오늘날, 양돈업 미래는 밝게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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