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위 군납, 인식 같아야(4/24)
수출부위 군납, 인식 같아야(4/24)
  • by pigtimes
수출부위 군납, 인식 같아야
부위별 군납 시 '일석삼조' 효과
일부 생산자단체 '코드' 달라

집단이기주의라 해도 함께 행동
한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길을 걷다 마주친 돌 뿌리를 어떤 이는 이를 걸림돌로 생각한 반면 어떤 이는 이를 디딤돌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사고의 인식에 따라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양돈업 성장의 걸림돌은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등심과 후지, 전지 등 수출부위의 소비가 낮은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나 업계, 양돈농가들은 수출부위 소비 촉진을 위해 갖가지 묘안을 내놓고 있음은 물론 한 근이라도 더 소비토록 하기 위해 시식회나 요리대회를 수시로 열고 있다. 아니, 이것에 한국 양돈업 운명을 걸고 있다해도 지나친 과언이 아닐 만큼 불철주야 고민하고 있다.

고민 끝에 선보인 '디딤돌'이 수출부위의 군납(軍納)이다. 재작년 농림부는 찌개용으로 소비하는 군대 부식용 돈육을 마리에서 부위별로 공급할 경우 △연간 6천400톤 정도 돈육수입감소로 512억원 외화낭비방지 △재고량 감소 △국내 돈가 안정 등 일석삼조 효과가 있다며 국방부에 이를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 고위관계자를 수시로 접촉, 이것의 실현 시기를 챙기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군부대가 많은 지역의 국회의원을 통해 돼지고기가 부위별로 군납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 의원들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이는 답보상태다. 때문에 농림부나 양돈협회는 하루빨리 돈육 군납이 부위별로 공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위한 회의를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돼지 값이 소비둔화로 오름세가 주춤하자 농림부나 양돈협회는 수출부위의 군납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축산업 최대 생산자단체인 양돈주무부서장의 '코드'는 정부나 양돈협회와 다소 달라 당혹케 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1일 정부와 양돈협회, 유통공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출부위 소비촉진 방안을 점검하는 회의에서 '현실론'을 주장했다 한다. 기자와 통화한 그의 주장 요지는 이렇다. "군납 물량은 전 돼지의 1.5%에 지나지 않는다. 두당 수출부위가 75%를 차지, 공급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계약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변경이 어렵다. 국방부가 반박하면 논리가 부족하다. 돈육수입여부도 국내 돈가가 좌우한다. 군납하는 양돈농가들의 바램도 아니다. 수출부위 공급보다 특식 공급 방안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실 농림부나 양돈협회 관계자도 국방부 주장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부서장의 생각과 같을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은 부위별 군납을 계속 건의, 요구하고 있다. 상징적 차원을 떠나 군에서 부위별로 돈육을 구매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그 효과는 폭발적으로 기대돼서다. 우선 용도에 따른 소비패턴을 정착시킬 수 있고, 제 2, 제 3의 군납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정책입안자들이 걸림돌을 디딤돌로 승화시킴으로써 얻은 자신감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고, 다음 정책을 수립 추진하는데 엄청난 힘을 얻을 것이다. 양돈정책에 대한 양돈인들의 신뢰 역시 제고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부위별 군납에 대한 부서장의 인식은 아쉬움을 남긴다. 비록 농림부나 협회 관계자의 주장이 집단이기주의로 비칠지라도 양돈업 성장에 보탬이 된다면 같이 인식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돈업이 현재보다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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