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가 주는 교훈(4/16)
'사스'가 주는 교훈(4/16)
  • by pigtimes
'사스'가 주는 교훈
구제역 콜레라 발생 이해돼
기본을 지켜주는 것이 환경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세계 각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감염자의 80∼90%는 일주일 정도면 쉽게 회복됨에도 '사스'에 걸린 사람 가운데 3.5%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이 질병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의학계는 변형된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면역력이 약해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생활 수준도 높아지고 육류 등 동식물성단백질 섭취량이 많은데도 인간의 면역력은 떨어졌을까. 이에 대해 환경론자들은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환경 오염 심화로 기존 바이러스가 강해지거나 변형됨으로써 인간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하자면 인간의 체중이나 신장 등 신체적 조건은 예전에 비해 향상된 반면 체력이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발병 원인을 추정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역당국은 작년과 2000년에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해 유전자는 같으나 다른 바이러스로 추정했고, 콜레라 바이러스 유형 역시 '타입 2'로 전년 이전의 '타입 3'과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구제역과 콜레라 바이러스는 죽지 않고, 생물과 무생물 경계선에서 숨어있다 더 강한 바이러스로 변형돼 틈을 노리고 있다해도 틀리지는 않을 성싶다. 이 질병이 한 해 걸러 발생하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추론에 대해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면 우리 나라는 이 질병의 '위험지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일까. 반대로 어떻게 하면 청정지역으로 인증받을 수 있을까. 가장 쉬운 것은 악성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 상황에서 볼 때 희망사항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국 양돈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제역과 돼지콜레라를 꼭 근절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각계에서 수차 강조됐기 때문에 차단방역이니, 소독철저니, 떨이돼지 구매 자제니 하는 주장은 더 이상 강조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환경론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 전보다 사료품질도 좋아졌고 돼지의 능력이 향상됐음에도 악성 전염병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을 보면 환경론자들의 주장이 헛것은 아니다. 더욱이 사스 근원지의 주거 환경이 매우 불결하고 열악해 그 동안 홍콩독감 등 신종 독감의 발생지란 사실을 볼 때 환경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이나 가축의 발병은 유전인자도 한 요인이 되겠지만 원인(遠因)은 환경이 좌우하는 것 같다. 때문에 우리가 집에 들어가면 손발을 씻는 것처럼 돈사를 방문 시 방역복·장화를 착용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환기·청소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남의 집 방문할 때 나들이옷을 입듯이 돈사 출입도 그렇게 해야 한다. 환경이란 것은 거창한 것도 아니다. 타인 또는 다른 종(種)의 기본을 지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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