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극은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4/2)
참극은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4/2)
  • by pigtimes
참극은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구제역 예방대책도 수립해야
고통 분담해 재기기틀 마련을

'나비효과' 이론이라는 게 있다. 미국 기상학자가 주장한 이것은 베이징에서 팔랑인 나비의 날갯짓으로 뉴욕에 폭풍우가 몰아닥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다시 말해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이 나중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한반도 방방곡곡을 뒤흔들고 있는 돼지콜레라 재발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작년 4월 철원에서 콜레라가 재발했을 때만해도 민첩하게 대응, 한수(漢水) 이북지역의 최대 양돈단지인 포천으로의 확산을 막았다. 하지만 10월 경기 강화와 김포에서 발생했을 때 더 위험했음에도 긴장감은 철원보다 덜했다. 방역관계자들의 고충은 철원보다 컸지만 발생농가가 속출함으로써 그 노고는 가려진 것이다. 더욱이 12월 이천에서 터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안이하게 인식했다. 발생지역에 대한 백신접종으로 추가 발병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터졌다. 그것도 크게 터졌다. 지금 와서 과거를 탓한들 소용 있겠는가 마는, 분명한 것은 발생원인을 명확히 가려 재발을 막아야 하는 일이다. 또한 누군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이 참에 돼지콜레라는 물론 구제역 근절 대책을 새롭게 수립, 박멸시켜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질병의 박멸을 너무 쉽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미국의 경우 1961년 콜레라 박멸법을 제정한 후 17년이 흐른 78년에야 청정을 선언했다. 특히 일본은 93년 이후 콜레라 발생 보고가 없었음에도 97년 3단계 박멸계획을 수립, 올해 이를 완료할 계획이다. 때문에 정부는 돼지콜레라·구제역 근절을 단기간에 끝내려 하지 말고 그 동안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 대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멸을 위한 양돈농가들의 의지와 참여정신이다. 이를 위해 양돈인들은 불교에서 종소리를 들으면 번뇌를 끊은 것처럼 돼지 소리를 들으면 양돈장으로 발걸음을 향해야 한다. 또한 방역활동을 서로 감시, 소홀한 점이 있으면 과감히 지적하는 한편 양돈정보를 공유, 질병 발생원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료 동물약품 등 관련업계도 이에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한다. 현재도 소독약·방역복 등 소독용품 공급과 자체 방역활동을 통해 능동적으로 예찰활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를 보다 더 강화했으면 한다. 특히 귀찮을 정도로 양돈농가들의 방역활동에 간섭,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앞장서길 당부한다.
이렇게 정부와 양돈농가, 업계가 삼위일체돼 노력한다면 지금의 고통을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유용주 시인의 '봄'이란 시다. '귀/기울여보자/들리는가 소리가/들리는가 소리가 //아픔의 소리// 이 세상 어디에선가/나보다 더 고통받는 사람들의/신음소리가// 그 아픔을/손톱 밑 때만큼이라도/나누어 가질 수 있다면// 봄은/소리부터 아프게 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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