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새로운 시작이다(79호 12월 25일)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79호 12월 25일)
  • by 양돈타임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회고하며 창조할 것 준비
지행합일 자세로 새해 맞이

학창시절 선생님 말씀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이란 가르침
이다. 철부지였던 당시에는 역설(逆說)적인 이 경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술과
담배를 알고 난 다음 세모(歲暮) 때만 되면 기자의 가슴을 후벼댄다. 그것도 사정없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우리 양돈업을 끝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소식은 프랑스 파리
에서 먼저 날아왔다. 6월 5일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제주도를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다시
인정하고 100일쯤 지난 9월 19일 한국을 구제역 국가에서 끝을 내 준 것이다. 또 하나는 농
림부가 끝나게 했다. 적지 않은 양돈농가들이 돼지콜레라 백신접종 중단을 지역 중심으로
원하던 것을 전국에서 끝내도록 한 것이다. 속어(俗語) 의미로도 끝내줬다. 연초 생산비 수
준을 밑돌던 돼지 값이 외복(外福), 20년만에 영국 등 유럽의 구제역 발생으로 돈가가 오름
세로 반전해 일년 농사치고는 작년보단 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끝은 새로운 것을 창조토록 요구하고 있다. 바로 그것은 일본에 대한
돈육수출이다. 이를 위해 농림부 등 관계 당국은 협상단까지 파견,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반
면 생산농가들은 그러치 않은 것 같고 단지 상(床)만 차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물퇘지가 적고 위생적인 돈육 생산을 시작해야 한다. 집
안에서 사랑받은 돼지고기 바깥에 나가서도 사랑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시작은 구제역과 돼지콜레라가 재발치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정말 어렵게 근절시킨 이 질병이 또 다시 발생할 경우 한국 양돈업은 대만처럼 끝
나기 때문에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 하나의 시작은 돼지고기 소비홍보
를 위해 자조금을 계속 모금하는 일이다. 올해도 많은 양돈농가들이 참여해 5억원이 넘은
돈을 모아 라디오와 TV를 통해 한국산 돈육의 맛과 우수성을 드높인 캠페인을 내년에도
지속할 수 있게끔 참여하는 것이다. 월드컵과 선거란 특수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농림부 등 관계 당국도 양돈농가와 함께 새롭게 시작했으면 한다. 수출 증대를 위해 도축장
과 축산물가공장의 위생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규격돈 구매자금을 증액하는 동시에 품질개선
비를 상향 지급하고 하루 빨리 돼지고기 양념육 KS규격을 제정하길 주문한다. 특히 국가간
방역협력체계 강화와 수입축산물에 대한 검역을 보다 더 엄격히 실시, 외부로부터의 병원체
차단에 다시 시작했으면 한다.
이제 며칠 있으면 다사다난했던 2001년도 역사 속으로 넘어간다. 기자는 무엇이 낡고 무엇
이 새로운 것인지도 모르면서 상투적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을 말하지 않았다. 물론 양돈농
가들도 송구도 알고 영신할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지행(知行)을 합일(合一)하는데 게으를 뿐
이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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