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수출은 '줄탁동기'돼야(64호 9월4일)
돈육수출은 '줄탁동기'돼야(64호 9월4일)
  • by 양돈타임스
돈육수출은 '줄탁동기'돼야

현재의 일본 '탁'기미 없어
생산성·품질향상에 주력

문자 쓰기를 좋아하는 노(老)정객이 몇 해전 신년휘호를 줄탁동기(口卒啄同機)라고 써 세간
의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는 닭이 알을 깔 때 껍데기 속의 병아리 소리를 「줄」,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이라 하며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절묘한 시기
를 동기라 한다. 선문답에서는 이를 두 사람의 대화가 상통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 양돈업에서의 줄탁동기는 돼지고기 일본 수출 재개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작
년 4월 15일 이후 구제역이 발생치 않은데다 8월말 구제역 백신접종을 중단한 다음 한번도
백신접종을 하지 않아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상 구제역 비발생국 조건을 갖췄다며 일본
측에 「줄」을 보낼 계획이다. 일본 역시 「탁」을 준비하고 있는가. 그래서 일본 돈육수출
재개란 「동기」가 이뤄질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는 상당한 시일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법규 때문이다. 일본의 구
제역 관련 법규는 국가 개념으로 다루고 있지 지역 개념이 아니란 점이다. 그렇기에 일본은
제주도가 OIE로부터 구제역 비발생 지역으로 인정받았음에도 제주도가 속한 한국이 OIE로
부터 구제역 청정국으로 정식 인정받지 못한 사실을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
히 일본은 지난 6월 OIE 총회 때 구제역 청정 기준을 비발생국(FMD Free Country)에서
비감염국(〃Virus Infection Free Country)으로 주장한 상황에서 우리의 요청을 받아줄 인심
좋은 나라는 아니다. 일본은 또 돈육 수출재개 이야기를 제기하면 아직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구제역 백신접종 가축의 처리를 묻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하루 저녁에 끝낼 초등학교
숙제는 더 더욱 아니다. 알다시피 일본이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고 최근 양국간 정서적으
로 볼 때도 희망적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일본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한국도 구제역 관련 법규를 국가 기준에서 지
역으로 개정해야 한다. 이럴 때 구제역 발생으로 돈육을 수출하지 못한 나라들이 구제역이
발생치 않은 지역에서 수출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막을 길이 없는 것이다.
지금 양돈농가 중 일부가 대일 돈육수출재개가 임박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더
나아가 재개만 된다면 바로 선적될 것으로 환상에 젖은 농가도 없지 않다고 한다. OIE로부
터 구제역 청정국 재인정은커녕 떡 줄 사람은 떡 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어쩌
면 우리는 부화기간이 끝나지 않은 병아리가 밖으로 나가려고 「줄」하는 병아리인지 모른
다. 아니, 그 병아리다.
그러나 그 병아리는 부화기간이 끝나면 나오지 말라도 나와야 한다. 그러나 알속에 있는 동
안 그는 새로운 세상에서 날개를 펼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양돈
농가도 현재를 부화기간으로 생각하고 생산성 및 품질 향상에 주력, 바깥서 「탁」할 때 그
것도 필요로 할 때까지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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