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업계도 불교처럼(10월10일자)
양돈업계도 불교처럼(10월10일자)
  • by 양돈타임즈
양돈업계도 불교처럼
정부·생산자단체의 역할분담, 예기치 못한 명품 탄생시켜야

일상으로 쓰는 말 중 「이판사판」이라는 말이 있다. 막다른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된 지경을 말한다. 원래 이 용어는 불교에서 사용됐다. 속세와 인연을 끊고 수도에 전념하는 승려를 이판(理判) 내지 이판승(理判僧)이라 하고, 절의 모든 재물과 사무를 맡아 사찰 경영에 전념하는 승려를 사판(事判) 또는 사판승(事判僧)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아마도 불교가 우리 나라에 전래된 지 수 백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가장 많은 신도를 확보하면서 지속으로 발전해온 것은 이판승과 사판승의 절묘한 「역할분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같은 「역할분담」은 브레이크가 파열돼 곤두박질하고 있는 자동차 마냥, 계속 하락하고 있는 국내 돼지 값 안정을 위해 양돈업계에 요구되고 있다. 이는 1989년 10월 돼지 값이 10만원대로 폭락한 후 자칫 잘못하면 11년만에 10만원대 이하로 떨어질 개연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여기서 농림부를 이판승, 생산자 단체와 육가공업계를 사판승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하반기 돈가 불안을 예상한 농림부는 지난 7월 중순부터 돼지 값 안정을 위해 돈육요리강습회 및 시식회를 실시했음에도 그 성과가 미흡하자 극약 처방을 내렸다. 첫째가 수매돈육 방출 중단이었고 그 다음이 도축 물량 10% 비축이었다. 그러나 돈가가 회복되기는커녕 불안하기 짝이 없다. 농림부는 마지막 카드까지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수도(새로운 정책개발)에 정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농협을 통해 돈가스요리점 개설시 자금을 지원해주거나 돼지고기 소비가 많은 화교(華僑)권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모색하는 한편 한국이 빠른 시일내 구제역 청정국가로 지정받아 돈육 수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찰(국내 양돈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사판승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선 단체와 육가공업계는 대량으로 돈육을 먹고 있는 학교나 군대, 기업체를 방문해 돼지고기 소비에 앞장서는 동시에 전국의 정육점에 찾아가 돈육의 비선호 부위 요리방법 등을 소개하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아니, 읍소라도 해야 한다. 또한 돈육 소비증대를 위한 북한이나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캔 햄 보내기 등 각종 이벤트를 추진, 돼지고기 세상 만드는데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조그만 기다리면 회복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과 농림부가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의타심은 즉시 버려야 한다.
분명 양돈산업을 여기서 멈출 순 없다. 한국 농업의 효자산업을 여기서 주저앉힐 순 없다. 그래서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절묘한 역할분담을 통해 아무도 예기치 못한 명품(양돈업도 불교처럼 융성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탄생되도록 말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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