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돼지고기 소비홍보분야 - 김 동 성 상무-
신년특집/돼지고기 소비홍보분야 - 김 동 성 상무-
  • by pigtimes
돼지고기 소비홍보분야 김 동 성 (대한양돈협회 상무)
올바른 정보로 소비자 ‘사랑’ 폭 넓혀야
생산부터 유통까지 ‘안전’시스템 구축
자조금 적극 참여, 우수성 연중 홍보를
전 부위 골고루 소비되도록 함께 노력

소비홍보
2003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첫 발을 내디뎌야 할 새 해에 양돈업 종사자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작년 11월말에 어렵사리 OIE(국제수역사무국)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인증을 받아 한가닥 희망을 가졌는데, 강화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가 김포를 거쳐 내륙지역인 이천에까지 침입하고 말았다. 작년 1년 내내 그토록 노심초사하며 제발 넘지 않기를 바랐던 백신접종이라는 ‘금지선’을 전면 중단 후 1년여 만에 다시 넘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허탈감에서 그렇지 않은가 싶다.
돼지가격도 4개월째 생산비를 밑돌아 농가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입개방 후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늘어만 가고 있다. 생산비는 해마다 높아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료 값마저 들먹거리고 있다. 양돈장의 인력난과 분뇨처리 난은 해를 넘겨도 개선의 기미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백신접종으로 대일 돼지고기 수출재개도 짧은 기간 안에는 어려워졌다. 희망이 안 보이는 것 같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 그 해답은 양돈타임스가 신년특집으로 기획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양돈업’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소비자가 국산 돼지고기를 외면하지 않고 사랑해준다면 지금 양돈업계가 처한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양돈산업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함께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소비자들이 무엇을 바라는 지를 정확히 알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면 될 것이다.
대한양돈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첫째가 신선도(24.5%), 둘째가 위생과 안전성(19.3%), 셋째가 품질(1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들이 양돈농가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안전성'과 '품질'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소비자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구호로만 그쳐서는 안 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생산해서, 위생적인 가공․처리․유통과정을 거쳐 공급해야만 한다.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파동, 수입쇠고기의 O-157 파동, 유럽과 일본산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 보도 예에서 보듯이 식품의 안전성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미치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금년 5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육류회의의 주제도 ‘육류의 안전성-소비자 신뢰의 기초’로 안전성에 관한 내용이 주였다. 여기서도 소비자들은 육류 제품이 안전하다고 느낀 다음에야 가격이나 브랜드를 통한 제품 이미지가 중요한 구매요소로 작용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만큼 식품의 안전성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일본의 소비자단체는 물론, 국내 소비자단체들도 축산물에 적정 표시제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가축에 항생제 투여일은 물론, 가축이 출하할 때까지 섭취한 사료의 종류까지 정확히 기재해서 축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양축농가들에게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인식의 대전환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담보하는 사양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축․가공․유통단계에서는 HACCP를 도입, 적극 시행하라는 것이다. 선진 외국은 이미 안전성 담보를 위해 축산물과 가축의 각 단계별 추적가능성(Traceability) 시스템까지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냉철하게 돌아볼 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아직도 우리 양돈농가들의 비육돈출하사료 급여량은 전체 양돈용사료생산량(모돈용 제외)의 2.7%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료공장과 육가공공장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를 많이 도입했다지만, 아직 소규모 도축장 등의 위생상태는 완벽하다 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생산자 입장에서 ‘농장에서 테이블까지(From Farm to Table)’를 모토로 위생 돼지고기를 식탁에 공급하는 데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식탁에서 농장까지(From Table to Farm)’의 연결고리를 역으로 추적하고 안전성을 확보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체제로 변화시켜야 한다.
따라서 양돈업계는 금년에 양돈장의 사육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한편, 도축 및 가공처리, 유통과정에서의 위생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를 비롯해 각 단계별 주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한편, 대한양돈협회는 2002년도부터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양돈장 품질인증제’를 시행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착수했다. 이는 물론, 생산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품질과 위생개념을 실천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자 스스로의 노력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와 함께 하는 양돈업’이 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돼지고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요리방법 등을 교육해서 소비자들이 국산 돼지고기를 신뢰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안전하고, 품질 좋고, 위생적인 돼지고기를 생산․공급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홍보’라는 수단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리지 않으면 국산 돼지고기가 좋은지 소비자들이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생산자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국산 돼지고기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소비홍보 활동이 절대 필요하다.
그동안 양돈협회는 회원들과 양돈업계가 모금한 자조금과 정부 보조금을 통해 돼지고기 소비촉진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 자금으로 TV광고와 라디오광고, 요리개발, 요리책자 등 홍보물 제작, 요리강습․시식회 개최 등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양돈농가 중 일부만 납부하는 제도상의 한계로 인해 연간 집행하는 소비홍보비는 미미한 금액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중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소비홍보 활동을 하기보다는 눈앞에 떨어진 돼지 값 안정에 급급해서 자금을 집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축산업계가 작년에 일구어낸 것이 ‘축산물의소비촉진 등에 관한법률(일명 축산업자조금법)’ 입법이다. 축산업계는 지난 1985년이래 17년간이나 이 법의 입법을 위해 노력해왔고, 마침내 작년 5월 법률이 공포되었다. 이후 11월에 시행령․시행규칙이 제정되어 의무적 자조금 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양돈분야에서는 대한양돈협회가 주축이 되어 자조활동자금설치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준비위원회에서는 대의원(200명) 선출을 위한 선출구별 대의원수 조정, 전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한 대의원 선출 투개표관리, 대의원총회 개최, 자조금 거출금액과 사업계획서 작성 등의 업무를 준비하게 된다. 세부사업계획은 대의원 총회가 구성하는 자조활동자금관리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게 되며, 농림부장관의 사업 승인을 얻는 즉시 자조금 거출과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현재 거출목표는 4월 하순으로 잡고 있다.
현재 거출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법률에는 5/1000 범위 내에서 거출하도록 되어 있다.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돼지 출하 두당 400원 또는 500원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전망된다.
400원을 거출할 경우 연간 약 60억원, 500원을 거출할 경우엔 약 75억원의 자조금이 조성된다. 금년은 4월 하순부터 거출될 경우 약 40억원을 조성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일정 비율의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미국은 우리의 약 10배인 600억원의 자조금을 거출하고 있다.
자조금이 거출되면 ▲양돈산물의 소비촉진 및 판로 확대를 위한 TV․라디오광고 확대 ▲어린 학생과 선생, 의사, 영양사, 조리사, 주부 등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및 교육 ▲돼지고기 요리 및 육가공 신제품 개발․보급 ▲해외시장 개척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종 조사연구 ▲양돈농가에 대한 교육 및 정보제공 ▲안전성 및 품질 향상과 관련된 사업 등을 보다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목표아래 시행, 양돈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64년부터 자율적인 자조금제를 시행하다가, 85년 입법을 거쳐 86년부터 법적인 자조금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미국은 이 법 시행 후 돼지고기 소비촉진 활동과 연구,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괄목할 만한 돼지고기 소비확대를 이루었고, 세계에 많은 양의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양돈강국이 되었다.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미국은 자조금의 63%를 소비홍보와 관련된 사업에, 23%를 연구 및 교육사업에, 14%를 소비자 정보제공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밖에도 삼겹살과 목살로 편중된 소비문화를 전 부위가 골고루 소비되는 균형 소비문화를 창출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또한 1식에 476만여 명이 급식하는 학교급식과 학교급식을 포함해 1일 총 1천만 식에 달하는 군․병원․공장 등 단체급식을 통해 돼지고기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활동과 함께, 영양사․조리사, 소비자단체와의 연대활동도 적극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밖에도 직장주부와 반핵가정(1-2인 가정)이 증가하고 주 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가정대체식품(HMR-Home meal replacement)은 물론, 다짐육류와 양념육류, 바비큐류, 도시락 재료 등을 개발해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HMR(가정대체식품)은 ready to cook(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는), ready to eat(그대로 먹을 수 있는), ready to heat(따뜻하게만 하면 먹을 수 있는)로 표현되는 것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다.
금년은 돼지가격도 전년보다 좋지 않고, 사료가격 인상요인도 있어 양돈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가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양돈업’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밝은 얼굴로 활짝 웃는 희망의 날이 곧 도래하리라 믿는다. 우리 모두 희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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