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한돈산업 기회 승화, 우리 손에 달렸다(1/7)
[신년특집]한돈산업 기회 승화, 우리 손에 달렸다(1/7)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프롤로그]한돈산업 기회 승화, 우리 손에 달렸다

공급량 증가에도 돼지 값 기대 이상 선전
저지방 선호도 제고 등 긍정적 변화 주목
고돈가 형성에 생산 늘고 수입육 증가 우려
생산성·품질 없인 ‘사상누각’…과제 산적

2014년 평균 돼지 값 4천741원(탕박기준), 15년 11월말 현재 5천5원. 13년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은 한돈산업은 지금 2년째 순항 중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지난해와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 수입량 모두 결코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돼지 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한돈 시장에 이전과는 다른 돼지 값 형성기제가 생겨났다는 사실이며 이는 한돈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를 한돈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일까?
■한돈 시장의 긍정적인 신호들=지난 11년 돼지 값은 5천808원으로 연평균 돈가로는 최고가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당시 FMD(구제역)로 1/3 이상의 돼지를 파묻은 직후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사상 최고가는 지난해와 올해가 될 것이다. 더구나 97년 시장 개방 이후 국내 돼지 값은 수입육의 훼방으로 고돈가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양돈시장은 좀 이례적이다. 때문에 지난해 돼지 값 앞에는 ‘예상 외’ ‘기대 이상’과 같은 수식어들이 따라 붙었었다.
특히 14년 국내 돼지출하물량은 1천569만마리로 13년을 제외하고는 사상 최고치였으며 15년은 14년보다 더 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수입량은 11월말 현재 33만톤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0% 증가, FMD로 할당관세를 실시했던 11년 이후 최고치다. 14~15년 그만큼 공급량도 많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처럼 돼지 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 이전에 시장을 설명하던 것과는 다른 틀을 필요로 한다.
최근의 돼지 값이 공급 측면에서 설명이 어렵다면 당연히 가격을 결정하는 다른 한 축인 수요 측면에서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실제 한돈 시장에는 수요 측면에서 고돈가를 뒷받침할만한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저지방 부위에 대해 높아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또 하나 수입육의 영향이 이전만 못하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최근의 고돈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올해 돼지 출하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구나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 관세가 철폐되는 가운데 미국, EU(유럽연합) 등 주요 수출국들의 돼지 값 약세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양돈시장 위협요인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고돈가 흐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삼겹살에 치우친 소비 불균형과 쏟아져 들어오는 값싼 수입육은 국내 양돈시장의 최대 고민거리들이었다. 때문에 최근의 저지방 부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이에 따른 소비 증가, 그리고 수입육과 한돈 시장의 분리, 이 같은 흐름이 더 분명해진다면 이는 한돈산업에는 틀림없는 호재다. 한돈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진단과 전망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향후 과제=그렇다고 창창한 앞날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국내 양돈산업에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장 흐름을 지속시키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지금의 고돈가가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한돈 시장이 수입육 시장과 어느 정도 분리가 됐다고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이다. 생산성은 곧바로 가격 경쟁력과 연결된다. 미국, EU 등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는 가장 주된 원인은 바로 성적 차이다.
그런데 농촌경제연구원이 매년 발표하는 식품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수입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매년 줄고 있다. 요즘처럼 한돈 가격이 높고 경기가 침체된 시기에 저렴한 수입산에 대한 유혹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가공용 등 일반 소비자들 외에 다른 대량 수요처들은 더욱 가격에 민감하다. 실제 현재 한돈 부위별 도매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가공용으로 주로 쓰이는 부위들은 수입량과 밀접하게 연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국내산 가격이 오르면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바로 국내산 가격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에 생산성 제고를 통한 가격 경쟁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더불어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연중 가격 변동폭을 줄여야 한다. 국내 돼지 값의 연중 변동률이 30~60%다. 지난해만해도 최고가를 형성했던 6월(5천771원)과 최저치였던 1월(3천462원) 돈가 차이는 무려 66%였다. 이에 비해 미국, EU 산은 현지 돼지 값 변동폭도 크지 않지만 국내 수입가격 역시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이는 또 다른 차원의 가격 경쟁력이다. 가공용이나 식당 등에서 수입산을 사용하는 이유 중 무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안정적인 가격대로 조사된 바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한돈산업 경쟁력의 원천 인만큼 소비 제고를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맛, 위생과 같은 품질 제고 노력은 빼 놓을 수 없는 과제다. 수입육과의 차별화가 이뤄지는 지점도 바로 품질인 때문이다. 그런데 FMD(구제역) 이후 한돈 품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목살 부위 화농과 비규격돈 출하와 출하 전 절식 미준수 등이 한돈 품질 저하의 주원인들이다. 더구나 최근에 질병이 다발하면서 맛있는 돼지 이전에 건강한 돼지를 길러내는 일도 어렵게 됐다. 질병에 시달리다 겨우 출하 일령과 체중에 맞춰 출하되는 돼지에 고품질을 기대하긴 힘들다.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맛도 맛이지만 안전하고 위생적인 돼지고기에 대한 요구가 더 먼저다. 또한 최근 높아지는 저지방 부위의 인기가 말해주듯 소비 트렌드는 계속 변화한다. 때문에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읽고 한돈 생산과 소비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돈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이에 무엇보다 악취, 냄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악취와 환경에 대한 책임은 일반 국민들이 가지는 이미지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문제지만 양돈장의 존폐와도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 거리제한, 악취민원 등으로 양돈장이 설자리를 잃는다면 한돈 산업의 경쟁력도 성립할 수 없는 얘기다. 이 문제는 개별 양돈장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기보다 업계 전체가 머리를 모아야 할 문제다.
지금 한돈산업에 나타나는 변화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들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한돈산업의 경쟁력은 한돈산업의 현재, 현실이라기보다는 이뤄야할 과제에 더 가깝다. 다만 지금 나타나는 변화들을 볼 때 충분히 한돈산업은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그 기회가 지금 찾아온 것이다. 이제 그 기회를 살리느냐는 전적으로 지금 우리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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