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한돈’ 국산 돈육 이상 브랜드로 자리 잡아(1/7)
[신년특집]‘한돈’ 국산 돈육 이상 브랜드로 자리 잡아(1/7)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경쟁력의 배경]‘한돈’ 국산 돈육 이상 브랜드로 자리 잡아

소비 3년속 증가…요우커도 호재 작용
저지방 부위 선호도 상승 추세 뚜렷
높아진 한돈 브랜드 위상 효과 발휘
고돈가에 수입육 거부감 줄어 우려

2년여 지속되고 있는 한돈 시장의 호황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공급측면에서 양돈시장은 지난 2년간 양적으로 지속 확대돼 왔다. 14년 돼지 출하는 13년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고였으며 지난해는 이보다 더 늘었다. 특히 수입량은 14년에 전년 대비 48% 늘었으며 작년에는 여기서 더 늘어 30만톤을 넘었다. 이에 14년 국내산과 수입산을 합한 총 돈육 공급량은 110만톤으로 전년 대비 6% 가량 늘었으며 15년에는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돼지 값은 13년 3천570원서 14년 4천741원으로 32.8% 올랐고 지난해 11월말 현재 5천5원을 기록 중이다. 이전 시장 흐름에 비춰볼 때 최근의 양돈시장은 분명 예외적인 상황이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돈의 입지 강화=돼지고기 시장 개방 이후 돼지 값을 위협하는 주요 변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수입육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2000년대 중반,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 감소에도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돼지 값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14~15년 돼지고기 수입량을 보면 14년 27만4천톤으로 전년 대비 48%, 15년 11월까지 33만톤으로 일년전보다 40%가 각각 늘었다. 이처럼 연이어 수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흔치 않는 일이지만 더욱 주목되는 것은 그럼에도 돼지 값은 더 올랐다는 점이다. 한돈과 수입육 시장이 어느 정도 분리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09년 탄생한 국내산 돼지고기 브랜드 ‘한돈’이 꾸준한 홍보 활동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한돈과 수입육 시장을 구분짓는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최근의 한돈 시장은 한돈이 수입산과 구별되는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한 셈이다.
특히 한돈의 독자적 시장 확보는 수입 쇠고기와의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수입 쇠고기는 한우가 아닌 국내산 돼지고기와 경쟁관계를 형성했다. 엇비슷한 가격대 때문이다. 지난 04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돼지 값이 전년 대비 42.8% 오른 반면 07년 쇠고기 수입이 전년 대비 10.3% 증가하자 돈가는 12.8% 떨어졌다. 수입 쇠고기와 돼지 값의 밀접한 연관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그러던 것이 2010년 이후 두 시장 사이의 연관성은, 적어도 수입량과 돼지 값의 단순 비교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일례로 14년 쇠고기 수입량이 9.5% 늘었지만 돼지 값은 33% 올랐고 지난해도 한우 가격 강세 등의 이유로 수입 쇠고기가 증가한 가운데서도 돼지 값은 흔들림이 없었다.
■소비 시장의 변화=한돈 소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량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 그 중 하나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에는 매년 돼지고기가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율이 13년 67.2%서 14년 71.3%로 그리고 지난해 73.4%로 상승 중이다. 이에 따라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연간 소비량은 11년 19㎏서 12년 19.2㎏, 13년 20.9㎏, 14년 21.5㎏으로 늘었다. 특히 소비자 가격의 상승이 이뤄진 기간임에도 소비량이 늘고 있어 주목되는 결과다. 더구나 선진국들의 연간 소비량이 3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 즉 요우커들도 돼지고기 소비 증가에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년 기준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612만7천명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중국인들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14년 기준 일인당 32㎏에 달 할 만큼 돼지고기 사랑이 대단하다. 그리고 실제 요우커들이 즐겨찾는 한식 메뉴에 삼겹살 등 돼지고기 요리는 빠지지 않는다. 또한 지난해 나온 연구결과 중 향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여행객 수는 연평균 19.8%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매년 최소 120만명 이상 증가할 것을 가정할 경우 앞으로 요우커를 통한 한돈 소비 증가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단순히 소비량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돼지고기하면 삼겹살만 떠올리던 소비자들이 점차 저지방 부위의 가치에 눈 뜨기 시작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 부위가 삼겹살이라는 응답이 45.7%로 2010년 58.3% 대비 12.6% 떨어졌다. 반면 저지방 찌개용 구입 비율은 28%로 6.3%P가 상승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식품소비행태 조사 결과에서도 삼겹살 구입 비중은 14년 59.3%서 지난해 47.8%로 떨어졌다.
이는 가격에도 반영됐다. 돼지고기 부위별 도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삼겹살과 목살 가격이 점차 좁혀지더니 지난 13년 9월 처음으로 목살 가격이 삼겹살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목살 역시 구이용 부위이기는 하나 과도한 지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더 지방이 적은 부위로 인기가 옮겨갔다. 지난해(10월말 기준)삼겹살 평균 도매시세가 ㎏당 1만4천642원으로 2010년 연평균 대비 21.4% 오른데 비해 목심(1만4천921원), 등심(6천694원), 전지(7천487원), 후지(4천190원)는 각각 41.6%, 64.9%, 44.6%, 24% 올랐다. 돼지고기 부위별 고른 소비는 최근 돼지 값을 지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돼지 한 마리 잡으면 삼겹살은 그중 10% 남짓. 나머지 부위는 찬밥 신세였던 탓에 한돈 삼겹살의 가격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저지방 부위가 육가공업체들의 비용 증가 원인이었다. 때문에 돼지고기 부위별 고른 소비는 돈가 지지 효과는 물론 그 자체로 한돈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
■한돈 시장 위협 요인=하지만 한돈시장에는 기회만 찾아온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돼지 값이 강세를 형성한 이후 항상 그래왔듯 돼지 사육두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돼지 사육두수는 1천33만2천마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한돈팜스가 예측한 올해 도축두수는 1천630만마리로 지난 13년 1천613만마리에 비해서도 많다. 국내 출하물량 증가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었던 13년보다 생산량이 많을 것이란 경고다.
여기다 새해에도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들의 돼지 값이 낮을 것으로 보여 수입 돈육의 공세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가공용 돈육은 이미 수입산의 시장 잠식이 상당히 진행됐다. 저지방 부위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후지 등 이들 부위 가격이 상승하자 수입육이 급증한 것이다. 예를 들어 뒷다리의 경우 지난해 11월말 기준 9천500여톤이 수입돼 14년 한해 수입량(2천100여톤)에 견줘서도 4배 이상 폭증했다. 그 결과 국내산 뒷다리 도매가격은 지난해 10월 평균 3천736원으로 전년 동월 4천949원에 비해 24.5% 하락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 발표한 돼지고기 관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수입산 돼지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응답이 13년 62.2%, 14년 56.9%, 15년 52.3%로 꾸준히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식변화는 지금 당장 시장에 그 여파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향후 한돈에 대한 소비 감소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사실이다. 한돈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시키고 더 키우기 위해서는 최근 호황 속에 숨어 있는 이 같은 위기 요인들을 파악하고 대처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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