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한돈 가격 경쟁력, 생산성서 결정(1/7)
[신년특집]한돈 가격 경쟁력, 생산성서 결정(1/7)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과제 ① 가격]한돈 가격 경쟁력, 생산성서 결정

불황 장기화…소비자 값 싼 수입육에 눈길
가공업 가격에 더 민감, 큰 변동성도 문제
성적 높이려면 폐사 원인 질병 예방부터
시장 안정 통한 업계-농가 상생책 모색도

한돈산업의 경쟁력은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현재의 상태라기보다 과제에 더 가깝다. 진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아서다. 그 중에서도 한돈 산업의 최대 취약점을 꼽자면 단연 생산성일 것이다. 현재 한돈이 수입육과 분리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했다 하더라도 지금의 성적으로는 언제 수입육에 자리를 뺏길지 모른다. 그런데 고돈가를 형성하며 한돈 시장이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는 최근, 국내 양돈장 생산성은 더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하락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생산성과 한돈 경쟁력=수입육과 비교해 한돈의 최대 취약점을 꼽자면 단연 가격일 것이다. 지난해 6월 기준 국내산 삼겹살과 목살 도매가격(냉동 기준)은 ㎏당 1만2천844원, 1만2천827원이었던데 비해 수입산은 각각 5천원(독일산), 5천650원(미국산)으로 절반도 안됐다. 소매가격에서도 이 같은 차이는 이어져 지난해 국내산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12월 24일 현재)은 ㎏당 2만110원으로 수입산(냉동) 1만830원의 2배에 달했다. 한돈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경쟁력에서 현저히 떨어진다는 얘기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요즘 이 같은 돼지 값 차이는 한돈 소비자들이 수입육으로 등을 돌릴 위험을 높인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수입육을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 비중이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가공업체 등 대량 수요처들의 경우는 더욱 가격에 민감하다. 지난 13년도 식품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를 보면 돼지고기 사용 업체 중 국내산 대신 수입산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한돈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높은 원가(65.8%)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한돈의 이처럼 낮은 가격 경쟁력은 무엇 때문일까? 국내 양돈장 생산성은 주지하다시피 돼지고기 수출국들에 견줘 매우 낮다. 이것이 바로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평균 MSY가 18두라고 하더라도 28두 안팎을 형성하는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들과 비교해 10두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런데 생산성이 더 오르기는커녕 최근 더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MSY(한돈팜스 3천298농가 분석)는 17.7두로 전년 대비 0.3두가 적었다.
이토록 국내 양돈장 성적이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 질병에 따른 높은 폐사율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과 비교에서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한돈팜스 농가들의 이유 후 육성률은 85%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13년도 기준 포유 자돈 이후 사고율은 3% 안팎에 불과했다. 결국 육성, 비육단계에서 얼마나 폐사 없이 키워 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여기다 최근 다산성 모돈이 증가하면서 산자수는 늘었지만 자돈 단계의 사고율도 높아지고 있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질병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있어서 주요 과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돼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병원체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질병을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을 차단해주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즉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정기적인 소독과 적절한 백신 접종이 기본이 된다. 더불어 돼지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육환경을 제공하는 기본적인 사양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다산성 모돈이 점차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사육 환경과 사양관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가격 안정성 확보=생산성 제고를 통해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국내 양돈시장의 또 다른 취약점인 높은 등락폭을 줄여야 한다. 이는 또 다른 의미의 가격 경쟁력이 된다. 이는 특히 육가공업체나 식당 등 대량 소비처들이 한돈 사용을 꺼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한돈의 연중 가격 변동율은 30%에서 60%에 달할 만큼 차이가 극심하다. 자연히 원가 예상이 어렵고 경영 안정을 저해하는 한돈의 높은 등락폭은 한돈의 원료육 사용을 기피하는 원인이 된다.
업계는 이처럼 극심한 가격 차이에 대해 계절에 따른 출하물량 차이와 함께 박피를 기준으로 하는 돼지 값 결정 방식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계절적 요인은 앞서 지적했던 생산성과도 연결되는 지점으로 농가들의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과제다. 하지만 가격 안정성에 있어 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체 두수 가운데 10% 남짓 출하되는 도매시장을 기준으로, 그 중에서도 물량이 훨씬 적은 박피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더구나 도매시장의 출하비중은 지난 2000년 27.3%서 05년 16.9%로 줄었고 14년 10.6%, 또 지난해에는 10% 밑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어 돼지 값 대표성 논란은 더욱 불붙고 있다.
이에 그동안 한돈 가격을 탕박 기준으로 정하려는 노력이 있어왔고 지난달 의미있는 결실이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양돈농협, 한돈협회, 육류유통수출협회, 축산물품질평가원, 농협목우촌이 ‘돼지가격 정산기준 등급제 전환’ 협약을 맺었다. 농가 입장에서는 박피보다 가격이 낮은 탕박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이에 합의한 것은 전체 양돈산업의 발전적 변화라는 점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육가공업체들과 양돈농협이 올해도 가공용 원료육 구매·공급협약을 맺었다. 올해는 물량도 더 늘려 연간 4천320톤을 거래키로 했다. 이 역시 한돈의 불안정한 가격과 이로 인한 육가공업체들의 한돈 사용 기피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양돈산업 전체를 위한 상생의 노력들이 자칫 양돈농가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당장 돼지 값을 탕박으로 전환할 경우 양돈농가의 수취가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근본적인 돼지 값 안정대책도 모색해야 한다. 돼지 값의 등락폭이 큰 것은 수급의 불안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최근 늘고 있는 양돈장 전산기록을 활용한 수급 예측과 이를 시장 안정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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