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냄새 문제 해결해야 ‘생존’ 길 열려(1/7)
[신년특집]냄새 문제 해결해야 ‘생존’ 길 열려(1/7)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과제 ③ 사양관리]냄새 문제 해결해야 ‘생존’ 길 열려

전체 민원 중 29%가 축산 냄새 민원
농가 애로사항 1순위가 분뇨·환경문제
기본 관리 철저 통해 농장 냄새 관리를
국민, 양돈 환경 인식 변화 노력 시급

최근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사어(死語)가 될 지경이다. 심지어 주민간 법적 문제로 까지 비화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양돈농가와 주위 주민들 사이에서도 냄새 문제로 인해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시·군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농가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 역시 냄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가축사육거리제한구역 권고, 양돈 총량제 도입 방안 등을 통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양돈농가수는 약 5천호로 농장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동안 양돈장을 운영한 양돈업계의 ‘산 증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국내 축산 환경 강화 속에 ‘민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한돈산업 경쟁력을 위해 냄새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냄새 문제 왜 대두됐나?=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수도권 및 경남·경북 지역 농가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귀농·귀촌 인구 증가, 정부 기관 지방 이전 등으로 인한 주민 유입으로 냄새 문제가 지역의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따라 2013년도 전국 지자체 축산 냄새 민원은 총 2천64건으로 전체 민원 중 29%에 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의 한 양돈농가는 “지역으로 귀농·귀촌 농가들이 증가하면서 일부의 이주민들이 냄새로 인한 민원을 수없이 제기하면서 군청 관계자와 농가들이 난감해하고 있다”며 “이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형국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귀농민보다 귀촌농가들의 민원 제기가 많아 시급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삶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기존의 주민들 역시 냄새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 신규 양돈장 진출 지역의 경우 극심한 반대를 겪고 있다.
■농가 냄새 문제 애로사항 1순위=작년 환경부는 기존보다 강화된 가축사육 거리제한 권고안을 지자체에 시달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한돈의 경우 3천두 이상은 기존 500m에서 1km로 2배 증가하는 등 전국 축산농가 중 93%가 새로운 권고안에 포함돼, 사실상 모든 양돈농가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냄새 문제로 촉발된 환경 규제에 대해 심각하게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돈협회의 ‘2014년 전국 한돈농가 경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돈산업 저해 요인으로 질병·방역 문제와 더불어 분뇨·환경 민원을 1순위로 꼽았다. 이들은 분뇨처리문제와 관련 △공공처리장 확대 △공동자원화 확대 △신규 분뇨 처리 시설 지원 △경종농가 연계 구축을 정부에게 바라고 있다. 농가들 또한 농장 냄새의 심각성을 인식해 84%가 현재보다 저감해야 한다고 응답하면서 정부나 한돈협회가 냄새 저감 사업에 지원사업을 할 경우 55%의 농가들이 비용이 들더라도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냄새를 어떻게 줄여야 하나?=한돈협회는 최근 냄새 심각 농가 30곳을 방문해 냄새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냄새 심각 농가의 경우 대부분이 1m가 넘는 슬러리조 깊이에 발목 바로 아래까지 슬러리가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축분뇨의 경우 약 2일 후부터 부패해 악취가 나기 시작하므로 가능한 자주 슬러리를 배출해 줘야 하나 심각 농가의 경우 슬러리가 가득 차야만 차량을 불러 빼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한번도 슬러리 피트를 청소한 적이 없는 농가도 있었다고 한다.
민원이 발생하는 주요인은 분뇨를 고액 분리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분뇨를 오랜 기간 동안 저장하였다가 고액 분리시 악취가 심하게 발생할 경우 많은 민원이 제기된다. 반면 악취 적은 농가들은 분뇨를 보관하지 않고 빠른 기간 내 고액 분리를 하고 있으며, 고액분리기 밀폐를 통해 순간적으로 악취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
또한 냄새는 환경 개선제 및 시설 등 제품을 사용하여 저감할 수도 있다. 최근 한돈협회는 악취가 심한 농가 77농가를 선정해 국내에서 사용 중인 환경 개선제를 점검한 결과 16종의 악취 저감율이 높은 제품을 선정했다. 악취 발생 물질인 암모니아, 프로피온산, 뷰틸산 등을 측정해 악취 발생 총량을 분석, 제품 사용 전후 총량에 대한 저감율 비교를 통해 저감율이 높은 제품을 선정한 것이다. 이 같은 제품 등을 통해서도 양돈장 냄새 저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진현 한돈협회 정책기획부장(박사)은 “양돈장 냄새 저감 문제도 결국 기본 관리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기본적인 돈사 청소 및 슬러리 관리 등이 먼저 이뤄지고 난 후에야 환경개선제 및 시설 설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냄새 문제 사회적 합의 필요=최근 축산단체는 국민과의 상생을 위해 냄새 문제를 공동으로 풀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작년 국민과 상생하기 위한 양돈인 및 축산인의 5대 행동강령을 선포하면서 깨끗한 농장과 주변 환경을 가꿀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특히 사료협회와 축단협은 환경 분담 기금 조성을 통해 냄새 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돈장 냄새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양돈산업의 일반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므로 국민들도 양돈장 냄새에 대한 불가피성에 대해 이해를 시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조합장은 “양돈업이 오늘 내일 있는 산업이 아니라 국민 단백질을 위해서는 지속돼야하는 산업이다”며 “이를 위해 냄새 저감은 양돈장의 개별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예를 들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 즉 액비를 논밭에 뿌리는 시기의 경우 냄새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도 적극 홍보해 이를 주지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냄새를 줄이는 노력과 더불어 냄새에 대한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하자는 것이다.
또한 김건태 전 양돈협회장은 “대부분의 농가들은 미생물, 박테리아를 이용해 70% 안팎으로 냄새 저감에 노력하고 있으나 향수공장에서는 향수냄새가 나듯이 돈사에서 가축냄새가 나는 것도 자연적인 산업의 특성이다”며 이를 국민들이 산업 특성으로 공감하고 이해해 상생하는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냄새 문제는 양돈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로 대두됐다. 개별 농장의 노력, 정부의 공공처리장 확충, 국민들의 인식 전환 등을 통해 규제 받는 산업이 아닌 함께 하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관련업계가 골몰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한돈산업의 경쟁력은 한 층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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