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구제역, 농가들 살얼음판 걷는 기분(2/12)
[기획특집]구제역, 농가들 살얼음판 걷는 기분(2/12)
  • by 양돈타임스
[기획특집]구제역, 농가들 살얼음판 걷는 기분

○…작년 12월3일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후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농가들의 백신 접종 2회 이상, 철저한 소독 등으로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 풀 꺾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구제역 최초 발생과 확산, 현재의 소강상태에 이르기까지 구제역 발생 현황 및 논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30일 현재 총 72건 발생 7만8천두 살처분
대부분 비육 말기서 발병, 접종 시기 준수
FMD 상재화 우려, 방역 대책 원점서 논의를
국내 맞는 백신 개발과 백신 수입 다양화해야

■구제역 발생 현황=1월 30일까지 현재 FMD 발생 건수는 총 72건으로 살처분 두수는 7만8천여두를 넘기고 있다. 작년 12월 3일 충북 진천에서 최초 발생한 FMD는 빠르게 확산, 인근 지역인 청주, 증평, 음성, 괴산, 보은, 천안 등으로 전파됐다. 또한 경상도 영천, 안동, 의성에서도 발생했으며 수도권인 용인, 이천, 안성 등에서도 확산됐다. 그러다가 1월 20일 이후 확산세가 주춤, 의심 신고가 줄어들며 소강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1월30일까지 FMD 발생 지역과 매몰 두수를 정리하면 △충북 진천=12곳(1만7천717두 매몰) △청주=9곳(6천162두〃) △증평=2곳(1천77두〃) △음성=2곳(1천22두〃) △괴산=2곳(2천84두〃) △보은=1곳(940두〃) △충남 천안=10곳(8천899두〃) △공주=2곳(3천378두〃) △경기 이천=6곳(3천300두〃) △용인=5곳(1천617두〃) △안성=13곳(1만3천593두〃) △여주=2곳(721두〃) △경북 영천=1곳(5천124두〃) △안동=1곳(1천99두〃) △의성=2곳(1만953두〃) △세종=1곳(226두〃) 등이다.
FMD가 발생한 농장을 분석해 보면 종돈장, 비육장, 위탁장, 일괄농장 등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특히 주로 비육 말기의 돼지에서 FMD가 발생했다. 이는 백신 접종의 시기의 문제로 지적, 현행 접종 프로그램 상 자돈 2~3개월령에 1회 접종토록 하고 있으나 접종 시기가 이보다 빠른 시기에 접종한 경우 비육말기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FMD 논란 1라운드 ‘농가 탓’=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충북 진천소재 양돈장에서 FMD 의심축이 신고 돼 정밀조사 한 결과 FMD로 확진돼 감염돈을 살처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생한 FMD는 혈청형 O 타입으로 현재 국내 접종 3가 백신(혈청형 O, A, Asia 1 type) 유형 내에 포함돼 있어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발표했다. 즉 농가들이 백신 접종 프로그램대로 올바르게 돼지에 접종한다면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것. 그러나 FMD 바이러스는 초겨울 추위와 함께 최초 발생 인근 지역에 확산되자 정부는 1월 백신 미접종 농가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 시작했다. 백신 미접종 농가에 대해서는 기존 과태료 부과 이외 가축 재입식 제한, 살처분 보상금 감액 등 패널티를 강화, 또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하면 살처분 보상금을 60% 이하(40% 이상 삭감)로 지급하며, 정책자금이나 동물용 의약품(써코백신 등)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MD 논란 2라운드 ‘백신 무용론’=지난달 5일 경기도 안성 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그러자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 주요 언론에서 FMD 백신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그 중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기관(영국 표준 연구소)에서 작년 7월 지금 한국이 사용하는 백신으로는 구제역 방어가 힘들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 이를 알고도 정부가 쉬쉬했다는 보도였다. 즉 연구 결과, 백신 균주와 바이러스가 너무 달라서 이 백신으로는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을 막기 어렵다는 것. 이에 대해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구제역 3가 백신은 O형(O1 Manisa) 고역가 백신으로 유럽연합(EU)의 기준을 통과한 효능이 이미 검증된 제품이며,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신을 접종해 항체가 형성된 돼지에서도 FMD(구제역)가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나 백신 효능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FMD 논란 3라운드 ‘상재화’=본보는 지난달 12일자 신문<기자의 시각 “구제역, 대만 전철 밟나”>에서 우리나라도 대만처럼 FMD 상시 발생국이 되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기사를 최초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금번 발생한 FMD를 무조건 농가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방역체계가 최선인지 처음부터 점검해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 FMD 청정국으로 가느냐 상시 발생국으로 가느냐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갈릴지도 모른다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 안성시에서 구제역 발생 시 살처분 비용을 축주에게 부담하고 예방접종 미실시 및 방역 소홀의 경우 살처분 보상금을 추가 삭감키로 결정했기 때문. 이렇게 되면 향후 발생 의심 농장 중 상당수가 신고를 꺼려 오히려 질병의 조기발견과 종식을 지연시키고 결국에는 질병의 상재화를 촉발 시킬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은 1종 가축전염병인데도 불구 발생 책임 및 처리를 농가에게 떠 맡겨 방역의 의무를 저버린 국가의 무책임한 정책에 축산단체들은 ‘원흉’이라고 강력하게 성토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발표된 이후 실제로 구제역 의심신고 및 발생건수 줄어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주춤해져 한숨을 돌리면서도 신고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농가들이 FMD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신고 안하는게 아니냐 하는 의심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정부 역시 최근 FMD가 발생했음에도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FMD 논란 종지부는?=이번 FMD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위에서 제기된 논란들을 정부는 불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우선 FMD 백신 논란을 풀어야 한다. 이에 정부 역시 최근 기존 O형 백신주인 ‘O1 Manisa’ 외 필요시 새로운 O형 백신주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주의 방어 능력평가를 위해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를 영국에 있는 국제표준연구소 퍼브라이트에 보내 검사를 의뢰, 결과에 따라서 새로운 백신주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오는 10월 경북 김천에 구제역 백신센터를 설립할 예정이지만 이곳에서 한국형 백신을 만들더라도 언제쯤 상용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로운 백신주 도입 및 현재 공급 업체인 메리알 외 러시아 및 아르헨티나 백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또한 정부의 FMD 발생을 ‘농가 탓’으로 몰아감에 따른 살처분과 이동제한 강화, 출하전 임상검사, 항체가 과태료 등 규제 정책을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농가 역시 철저한 방역 생활화를 통해 바이러스를 통제해야 할 것이며 철저한 백신 접종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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