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물바다를 이뤄 죽지 못해 사는 생지옥입니다'
경남 함안군 법수면 6개 마을 주민들은 15일 6일째 침수된 물이 빠지지 않아 '지옥'같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식수 및 의약품 부족과 전기와 통신 두절, 전염병 우려 등으로 겪는 생활 불편
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평마을 안용수(57)씨는 '이 곳 주민의 상당수가 식수가 모자라 빗물을 받아 취사하려 하지만 전기가 끊겨 이마저 여의치 않다'며 '가끔씩 전달되는 라면과 빵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또 '많은 주민들이 피부병 등으로 고통을 겪지만 불어난 물 때문에 병원이나 보건소에 갈 수 없을 뿐 아니라 보급되는 의약품도 턱없이 모자라 아픔을 참을수 밖에 없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내송마을 조현창(50)씨는 '전기가 끊겨 벼를 찧는 가정 정미기를 사용하지 못해 생쌀을 먹어야 할 형편'이라며 '전화 통화도 안돼 친인척과의 안부 인사조차 못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평마을 4천500여마리, 내송마을 1천700여마리의 돼지들 가운데 80% 가량이 물에 잠겨 집단 폐사했으나 지금까지 방치돼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돼지 축사 주변을 중심으로 심한 악취가 나고 돼지 사체의 부패로 강물이 심하게 오염되면서 전염병 발생의 우려를 낳고 있다.
대평마을 안종수(59)씨는 '밤이면 암흑천지로 변해 촛불에 의지한 채 꼼짝없이 집에서만 지내야 하는 감옥 신세가 된다'면서 '밤에는 두꺼운 겨울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로 추위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10일째 비가 내리면서 6개 마을을 덮친 물이 좀처럼 빠지지 않는 가운데 내송.대평.문현 등 3개 마을은 아직도 섬처럼 고요하게 고립돼 있어 이를 지켜보는 건너편 주민들의 속도 다 타들어 가고있다.
[자료:연합뉴스 200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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