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산업구조]조합형·기업형 패커가 양돈업 주도(5/6)
[창간특집-산업구조]조합형·기업형 패커가 양돈업 주도(5/6)
  • by 양돈타임스
[창간특집-산업구조]조합형·기업형 패커가 양돈업 주도

한돈 유통구조 6~7개로 복잡 다단
유통 비용 늘어 소비자 부담 가중
4개 조합과 기업서 ‘패커’ 추진 중
패커, 전 물량 소화하고 판매해야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에 따라 다시 ‘금(金)겹살’이라는 단어가 여러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 역시 값이 오른 한돈 대신 수입 돈육 및 쇠고기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산지의 돼지 도매가격이 하락했을 경우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금겹살’로 인식하고 있는 점은 눈 여겨 볼만하다. 이는 한돈 유통구조가 많게는 6~7단계 구조로 복잡해 단계별로 유통 비용이 증가, 소비자들은 산지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이 같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년처럼 산지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소비는 늘지 않고 산지 가격은 바닥을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 역시 복잡한 유통구조에서 문제점을 찾아 볼 수 있다.
이처럼 농가와 소비자에게 아무도 득(得)이 없는 현 유통구조를 개선키 위해 축산물 패커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커란 도축·가공 시설과 유통망 등을 확보하면서 농가 또는 생산자 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고품질의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업체를 말한다. 축산물을 유통하는 대형 패커는 소유 및 지배 구조에 따라 ‘협동조합형’과 ‘민간기업형’으로 나뉜다.
특히 정부와 농협은 복잡한 축산물 유통구조를 협동조합 모델을 통해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관 유통체계를 갖춘 축산물 패커(Packer)를 추진 중이다. 이에 발맞춰 축산 기업들 역시 미래의 안정적 수익을 위해 생산, 유통, 판매까지 계열화 시스템을 확대 중이다. 이에 따라 미래의 양돈산업은 농가 수익 극대화 및 소비자를 위해 유통 구조 간소화를 추구, 크게 농가-협동조합간 계열화 및, 농가-기업간 계열화로 산업 구조가 양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농협의 양돈 품목 조합은 7개소(도드람, 서울경기, 대전충남, 제주, 대구경북, 부산경남, 강원)로 이중 인프라가 갖춰진 4개 조합(도드람·대전충남·부산경남·제주)에서 협동조합형 패커를 추진 중이다.
이영규 양돈조합협의회장은 최근 양돈농협 정보 교류대회에 참석, 특강을 통해 “양돈조합이 협동조합형 패커로 나가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물량을 전부 소화할 수 있는 능력 및 판매 기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유와 경영은 분리해 전문 경영인을 따로 둬 생산·유통·가공·수출 등 전 과정에서 유기적인 소유 및 상호 계약 관계를 갖춰 소비자 신뢰를 위한 철저한 품질보증 시스템도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양돈조합들은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도축·가공 등 2,3차 돈육 시장에 진출해야 하며 식품산업으로의 체질도 개선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향후 협동조합형 패커가 추구할 방향은 조합원의 수와 이익 제고, 규모 확장을 통해 협동조합이 시장 돈육 가격을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는 ‘가격 수용자(Price taker)’가 아닌 ‘가격 결정자(Price maker)’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형 패커를 추진 중인 축산 기업은 크게 하림, 이지바이오, 사조, 동원 등 4개 기업으로 사료 및 육가공부문 집중에서 점차 사육분야까지 시장 집중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들 기업은 사료 및 유통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유사 기업 인수 및 합병(M&A), 지분 확보를 통한 합병 추진을 통해 사육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축산 대기업의 시장확대 전략에 따른 농협의 대응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7년 돼지와 닭에 대한 시장 개방이 전면 실시됨에 따라 정부는 축산부문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축산 기업 육성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축산업 진출을 제한한 축산법 27조를 폐지시키고, 지난 01년부터 가축계열화 지원 사업을 본격화함으로써 기업들은 양계 및 양돈산업 진출을 가속화, 기업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사료·유통·가공 분야를 바탕으로 수직계열화 방식으로 사육에도 진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이 협동조합 및 농가, 기업들의 계열화는 농가 단독 사육에서 벗어나 사육에서부터 유통·판매까지 일관 체계를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이뤄지고 있다. 이는 FTA로 인한 수입 돈육 범람, 생산비 지속 상승 등으로 양돈업 수익 저하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의 구조가 일반 농가 위주에서 계열화 위주로 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협동조합 및 기업들의 패커 움직임의 핵심은 ‘경쟁력’이다. 농가 위주의 협동조합은 중·소규모 농가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업들 역시 사료 생산량이나 육가공 등 현재 내수 포화 상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육에까지 발을 넓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정부 역시 축산업 선진화를 통해 FTA 체결 국가와 국내 농가들의 ‘경쟁력’을 위해 패커 등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병규 한돈협회장은 최근 양돈조합장들과 의견을 나눈 자리에서 “국내 양돈 시장의 60%는 협동조합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협동조합이 60% 미만을 점유할 경우 기업 자본에 대한 견제가 어려워 향후 기업 주도의 양돈산업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협회는 FTA 대책으로 유럽형 협동조합 대형 패커처럼 품목조합 중심으로 패커육성이 필요, 수도권·중부·남부지역 3개소에 도축 유통 기반시설을 갖춘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설립 소요 예산 3천600억원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 같이 현재 협동조합형 패커가 국내 양돈시장을 주도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미래 양돈업 구조가 어떻게 변화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1일 기준 농가 수는 5천400농가로 해가 갈수록 급격하게 줄어든 반면 사육두수는 증가추세를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호당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1천두 미만의 소규모 부업농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렇듯 양돈농가의 규모화, 전업화 추세로 산업 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이들 농가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선택들이 향후 패커에도 큰 관심으로 이어질지 눈여겨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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