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특별인터뷰]“양돈업이 살아야 한국 농촌 살아”(1/4)
[신년특집-특별인터뷰]“양돈업이 살아야 한국 농촌 살아”(1/4)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특별인터뷰]“양돈업이 살아야 한국 농촌 살아”

이병모 대한양돈협회장

FTA 대비 위해 정부 적극 지원해야
돈육 자급률 85% 달성 충분히 가능
사료업계, 농가와 상생정신 발휘할 때
‘삶아진 개구리’되지 않도록 준비 철저


이병모 양돈협회장 고향인 천안에는 유명한 천안 삼거리가 있다. 예부터 이곳은 교통의 요충지로써 목적지로 가기 전 쉬어가던 곳이다. 하지만 그가 몸담고 있는 양돈산업은 천안 삼거리에서 마냥 쉴 수만은 없다. FTA·구제역 등 내우외환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기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새로운 길에 선봉이 되어줄 이병모가 있어 든든하다. 그는 현재 양돈농가들과 희망의 양돈업 건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그가 양돈업을 어떻게 이끌지 들어봤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그는 가장 먼저 구제역 발생에 대한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지난해 양돈인으로서, 그리고 양돈협회장으로서 구제역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던 해라며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농가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국내 양돈장에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이 많은 만큼 이들이 해외여행 시 신고와 소독을 거칠 수 있는 시스템을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여기에는 사료, 동물약품, 인공수정사, 컨설턴트 등 축산 관련인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축산 관계자라면 해외여행 신고 불이행시 처벌하는 방안 등도 고려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제역에서 시작된 얘기는 자연스럽게 국내 양돈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옮겨갔다. 이 회장은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 질병 청정화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돈육 자급률 확대라고 강조했다. 현재 78%수준에 머물고 있는 자급률을 올해 8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가 생각하는 자급률 확대 방안은 돼지고기의 고품질 생산과 저지방부위 소비 확대. 이 회장은 두 가지가 어느 정도 받쳐주면 자급률 85%가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양돈산업이 안정화되면 이는 곧 축산업계와 축산 관련 업계들의 안정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평소 소신을 밝혔다. 즉 ‘양돈이 무너지면 축산이 무너진다’ ‘축산이 무너지면 농업이 무너진다’는 점. 양돈협회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양돈업에 대한 ‘무한 애정’과 사명감이 묻어나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해 양돈협회장에 당선된 후 구제역과 한-EU FTA 타결 등 쏟아지는 양돈현안으로 누구보다 눈 코 뜰 사이 없었을 이 회장. 그만큼 새해를 맞는 각오도 남다르다. “2011년은 양돈산업에 있어 아주 중요한 1년이 될 것입니다.” 올해 발효되는 한-EU FTA에 대한 대비책을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는 양돈산업이 국민들에게 단백질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 육류인 만큼 이에 걸맞는 정부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미국, 유럽 등 양돈 선진국들과 우리 양돈 산업이 경쟁하기 위해 종돈개량, 시설 현대화 지원, 분뇨처리 등 우리 양돈 현실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이란 대등한 위치에서 겨뤄야 하는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경쟁 상대국가로 부족하다”며 “이 같은 상태에서 FTA가 발효된다는 것은 마치 초등학생과 어른의 싸움이 될 수 있다”는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이에 그는 앞으로 양돈산업 경쟁력 제고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올해는 사료, 종돈, 분뇨, 이 세 가지 과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사료와 관련해서 강한 해결 의지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양돈 생산비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를 줄이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생산비 절감을 이룰 수 없기 때문. 더구나 지난해 곡물가격 인상으로 올해 사료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더욱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사료비가 kg당 40원 가량 인상될 경우 생산비가 최소 15% 이상 오를 수 있다”며 “사료 회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바로 ‘상생의 정신’을 발휘하라는 주문이다. 즉 사료회사들이 경영을 위한 일정부분의 순수익은 유지하되 축산업계 발전을 위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줘야 양돈 산업과 관련 산업이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평소 주장해오던 사료 안정 기금 마련 문제와 관련해서 바로 올해와 같은 일에 대비해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라고 힘주어 말하며 정부가 이를 적극 검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돈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많이 이슈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며 “종돈개량 노력은 최소 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양돈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분뇨문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당장 2012년부터 분뇨의 해양배출이 금지되지만 정부와 지자체간 업무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원활한 분뇨처리시설 설치와 액비살포 등 분뇨처리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돈햄’ 캠페인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장 추진할 사업으로 꼽았다. 특히 올해 설에는 지난해 추석 때의 시행착오를 보완해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한돈햄’ 캠페인이 저지방 부위의 소비확산, 돈육 이미지 제고 등 돼지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등 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더욱이 농협이 ‘안심포크’를 ‘안심 한돈’으로 변경키로 해 양돈협회가 강조하고 있는 ‘국산 돼지고기=한돈’ 홍보에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임기 2년째로 접어드는 소회를 묻자 그는 임기 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바로 양돈인들에게 현실에 맞는 경영 마인드와 양돈산업에서의 국제 경쟁력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양돈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농장 경영인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아울러 농가 스스로 단순 농산물을 생산한다기 보다 완제품 식품을 생산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삶아진 개구리 증후군’을 예로 들면서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핵심. 양돈 환경이 변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의 경험만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일부 양돈농가의 태도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농장주들의 자발적인 전산기록이 변화를 꾀할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전산기록을 실시한 후 수치적으로 만족한다면 경험이 최고 지침서라고 할 수 있지만 수치상 미흡하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변화해야 발전하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기회를 얻기 위해 양돈인들이 쉴 새 없이 노력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양돈인으로서 그에게 ‘양돈’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주저 없이 ‘영혼을 담아서 경영할만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양돈에 영혼을 담는, 진정한 양돈업의 ‘장인(匠人)’ 이병모, 한국 양돈산업에 그가 있어야 할 이유는 바로 이러한 양돈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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