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프롤로그]‘환골탈태’ 노력 없이 1등 불가능(5/4)
[창간-프롤로그]‘환골탈태’ 노력 없이 1등 불가능(5/4)
  • by 양돈타임스
창간특집-양돈업 1등 산업으로 가자
[프롤로그]‘환골탈태’ 노력 없이 1등 불가능

양돈업 덩치 크고 약골인 어린이 꼴
생산성 높이고 구제역 등 질병 근절
수입육과 차별화로 국민 사랑 얻어야

양돈업 생산 규모는 08년 기준 4조원을 넘었다. 농업 가운데 쌀 다음이고 축산업 중에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생산 규모면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성적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양돈업은 미국, EU(유럽연합)와의 FTA 발효를 앞두고 산업의 존폐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FTA 이후 한국 양돈업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 수준의 경쟁력으로 FTA 시대를 맞았을 때 우리 양돈업은 지금보다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양돈업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절대적 약체이기 때문이다. 규모도 규모거니와 경쟁력을 따져봤을 때 어느 것 하나 우세한 것이 없다. 덩치는 크지만 약골인 요즘 아이들과 우리 양돈업이 닮은꼴인 것이다.
때문에 지금 우리 양돈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규모에 맞게 내실도 탄탄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 즉 진짜 1등 산업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단순히 생산 규모가 가장 큰 1등이 아니라 1등 산업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양돈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은 바로 생산성이다. 유럽 국가들의 MSY는 20두를 훌쩍 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5두 내외. 양돈업을 1등 산업이라 자부하기엔 부끄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생산성을 이루는 일, 그것이 1등 산업으로의 첫 걸음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농가부터 의식을 달리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당부하는 것이 바로 기본적인 관리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농가들이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는데 있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농가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고는 생산성 향상은 요원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농가들 모두 우리가 1등 산업을 만드는 주인공이란 생각을 갖고 할 수 있는 것, 기본적인 것부터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또 한 가지가 수출산업으로의 자리매김이다. 덴마크의 경우 전체 농산물 수출액 가운데서 양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돼지고기의 수출이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한 만큼 덴마크 농업 그리고 전체 산업에서 양돈업의 중요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외화 획득에 한 몫 하는 수출산업으로서 양돈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양돈인들에게는 보다 넓은 시장을 갖게 되는 것이니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도 수출은 포기할 수 없다. 무엇보다 질병 청정화가 관건이다. 90년대 우리 양돈업도 수출 산업의 반열에 올랐지만 2000년, 02년 구제역과 돼지열병 발생으로 수출길이 막혔다. 또 8년여 정부와 업계의 노력 끝에 지난해 다시 열린 수출길은 올해 발생한 구제역으로 다시 좌절됐으니 질병 청정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환경 친화적인 산업으로의 발돋움도 빼 놓을 수 없다. 당장 분뇨 해양투기가 12년부터 금지되기 때문에 그 전에 분뇨를 육상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 양돈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환경 오염 산업이며 악취를 유발하는 산업이라는 인식도 바꿔나가야 한다. 이 같은 낙인이 따라붙는 한 양돈업은 국민들에게 환영받기는커녕 점차 설자리를 잃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뇨 자원화로 경종농가에 양질의 거름을 제공, 자연순환 농업에 일조하는 한편 양돈장 냄새 저감, 아름다운 농장가꾸기 등도 꾸준히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가장 기본적이면서 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국민들에게 맛있고 저렴한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일이다. 다행히 미산 쇠고기 파동과 원산지 표시제 실시로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수입산과의 가격차가 지금보다 더 벌어졌을 때도 현 수준의 시장을 유지할 것인지는 양돈인들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수입산의 점유율이 우리보다 훨씬 높지만 대신 저가의 수입산 돈육과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으로 나름의 국내산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내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인정할만한 품질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산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것이 곧 1등 양돈업을 만드는 길인 동시에 양돈업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1등 산업으로의 도약은 ‘환골탈태’의 노력 없이는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농가를 비롯해서 양돈업계 모든 종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하고 있는 그 일에 1등 산업으로의 길이 있다. 지금 내 손에서 1등 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때 우리 양돈업은 1등 산업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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