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내실 있는 성장 통해 안정적 발전 꾀해야(1/5)
[신년특집]내실 있는 성장 통해 안정적 발전 꾀해야(1/5)
  • by 양돈타임스
1천만두 시대 한국 양돈업 발전 방안
[신년특집-프롤로그]내실 있는 성장 통해 안정적 발전 꾀해야

지금이 한국 양돈업 ‘치고 나갈’ 기회
시장 확대·생산성 제고로 호기 살려야

한국 양돈업은 최근 ‘위기’에 대해 자주 얘기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의 상당 부분은 미국, 유럽연합과의 잇따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서 비롯됐다. 지금 당장 변화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 양돈업 생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위기로 인식되면서 양돈인들을 많이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1천만두 시대’를 얘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또 가능하긴 한 것인가?
돼지 1천만두 시대를 화두로 삼으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보다 더 몸집을 키워야할 필요성이 있는가 즉 당위성의 문제와 향후 양돈업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1천만두 시대에 진입할 수 있는가의 가능성 문제가 두 번째다.
먼저 두 번째 문제부터 살펴보면 현재 국내 돼지 두수는 940만마리 수준으로 향후 돼지 두수를 가늠할 수 있는 모돈이 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전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돼지 두수가 마냥 늘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960만마리대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07년도만 보더라도 생산비 상승과 돼지 값 하락으로 08년 900만마리 이하로 최단 기간 최대 규모의 돼지 두수 감소를 경험했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07년의 경우 05~06년에 걸쳐 유지된 고돈가가 돼지 두수 증가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낮은 생산성에도 돼지 값이 받쳐줬던 탓에 모돈을 입식하고 규모를 늘렸던 것. 하지만 국내 고돈가로 인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높은 폐사율에 날로 높아가는 사료비는 농가 부담을 가중시켜 돼지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08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써코 백신으로 돼지 폐사가 줄고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 첫 번째다. 내년부터 정부에서 써코 백신비 지원이 이뤄진다고 하니 양돈농가의 경영에 가장 큰 부담 중 하나였던 폐사는 더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하나가 사료비다. 지난해 국제 곡물가 하락으로 사료비가 다섯 차례 인하됐다. 올해 국제 곡물가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08년도와 같은 곡물가 폭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미산 쇠고기 파동을 겪고 정부가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면서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이전보다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돼지고기 수요가 준 탓도 있지만 국제 시세에 비해 낮지 않았던 국내 돈가를 생각할 때 국내산에 대한 높아진 선호도가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국내 양돈업 상황이 최근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1천만마리 시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이다. 한마디로 한국 양돈업이 ‘치고나갈’ 기회가 온 것.
그렇다면 지금보다 돼지두수를 늘리는 것이 무조건 바람직한 것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또 아무런 대비 없는 규모 확대는 유지될 수도 없다. 때문에 1천만마리 시대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을 우리 양돈업계의 지향점과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앞서 말한 한국 양돈업의 기회를 더 발전시켜 1천만마리 시대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여건을 성숙시키는데서 1천만마리 시대를 지향하는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 점유율 확대가 그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돼지고기 자급률은 75% 대에 머물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양돈업 규모가 더 커질 필요가 있다. 또 동시에 1천만마리 시대를 열고 이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돼지고기 시장에서의 국내산 점유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즉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시장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국내 시장뿐만이 아니다. 해외 시장 개척 역시 우리 양돈업계가 추구해야 할 목표다. 특히 국내 생산량 증가로 현재 수입산이 잠식하고 있는 삼겹살 시장을 국내산이 대체할 경우 소비가 되지 못하는 저지방 부위는 더 늘 수 있다. 이때 이들 부위의 소비처로서 해외 시장은 유용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넓고 탄탄한 돈육 시장과 1천만마리 한국 양돈업이 서로에게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국내산 돼지고기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는 하나 가격과 품질은 여전히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다. 특히 양돈 강국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양돈 생산성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MSY 15마리인 현재 국내 양돈 생산성은 25두 내외인 유럽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생산성을 끌어올렸을 때 국내 양돈업은 1천만두 시대를 끌고 갈 체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역시나 생산성 제고가 1천만두 시대를 지향하는 당위성 중 하나인 동시에 조건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1천만두 시대에 걸 맞는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는 산업의 위상과도 결부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1천만두 시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을 경우 양돈산업의 위상은 자연히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것 역시 1천만두 시대를 추구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된다.
결국 앞서 따져보았던 당위성의 문제는 한국 양돈산업의 보다 더 안정적인 발전으로 귀결된다. 단순히 몸집을 불리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실도 함께 다졌을 때 양돈업은 한국 농업의 자존심을 지키는 알짜배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가 되는 것처럼 위기를 말하고 있는 이때 오히려 지금의 기회를 발판으로 한국 양돈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은 하나의 전략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회를 져버리지 않고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야 한다. 그것이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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