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배양육, 비상 식량 역할만 충실해야

2026-10-29     김현구

배양육이 진짜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 최근 경상국립대 연구팀이 실제 고기처럼 결이 살아 있는 3차원 덩어리 형태의 배양육 개발에 성공했다. 생산비를 70~80% 줄여 한우 등심의 절반 수준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적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미래 식량 위기나 재난 등으로 기존 축산물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할 대체 식량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이 곧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가격뿐 아니라 맛과 식감, 풍미 등을 고려한다. 실제 고기와 비슷한 형태를 구현하더라도 소비자가 기존 축산물을 두고 굳이 배양육을 선택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아울러 배양육 산업의 성장은 기존 축산업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축산업은 농가의 생계뿐 아니라 사료·도축·가공·유통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을 지탱한다. 배양육이 일상적인 소비시장에서 기존 축산물을 대체한다면 축산물 수요 감소와 생산기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배양육 기술 개발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미래 식량 위기에 대비하고 새로운 식품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연구는 필요하다. 다만 일상적인 축산물 소비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육성한다면 기존 축산업과의 갈등은 불가피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 가능성만큼 소비자 수요와 국내 축산업에 미칠 영향도 살펴야 한다.

결국 배양육은 기존 축산물을 밀어내는 대체재보다 식량 위기와 공급 차질에 대비하는 비상 식량이자 보완재로 활용하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고기의 외형만이 아니다. 배양육이 기존 축산물의 맛과 품질, 신뢰를 넘어설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배양육 육성이 국내 축산업의 생산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