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맞은 양돈장…갈등 넘어 상생으로

청년 한돈인 1천명 시대 넘어서 농장 경영 두고 곳곳서 갈등 양상 부모=공적 장소서 사적 태도 지적 자녀=신기술 대신 경험 의존 불만 소통과 존중 통해 갈등 회복해야

2026-10-27     김현구

전국 청년 한돈인이 1천명을 넘어서면서 한돈산업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가업 승계를 위해서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 갈등을 줄이고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한돈협회가 지난해 전국 지부를 통해 취합한 청년 한돈인 명단에 따르면 현재 청년 한돈인은 총 1천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6년 조사 당시 426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청년 한돈인이 늘면서 전국서 농장 경영의 세대교체도 진행되고 있지만, 가업 승계를 통해 유입된 청년이 대부분인 만큼 부모와 자녀 간 경영 방식 및 의사결정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고 있다.

일례로 지난 15일 서울경기양돈농협이 주최한 이정배 조합장과 젊은 한돈인들의 간담회에서는 ‘세대 간 갈등 해소’를 주제로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특히 이 조합장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장에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직장과 같은 예의와 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조합장은 1세대 한돈인들이 오랜 경험과 수많은 역경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양돈장을 일궈온 만큼, 그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적인 관계에서는 부모와 자식이지만, 농장 업무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받았을 때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예, 알겠습니다”라고 먼저 답하는 등 직장인으로서의 태도를 갖추는 것이 세대 간 갈등을 풀어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이어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 생각의 차이는 자연스러운 만큼,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장 시설 투자나 스마트팜 지원사업 등 주요 경영 결정을 추진할 때도 부모세대와 충분히 상의하고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실제 농장 운영 과정에서 세대갈등을 극복한 참석자들의 경험도 공유됐다. 부모와 함께 교육에 참여하며 소통을 이어가는 사례부터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신뢰를 얻은 사례, ASF 발생과 방역시설 설치 등 농장 현안을 함께 해결하며 관계를 개선한 경험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부모와 함께 농장을 운영하다 독립 경영에 나선 참석자는 직접 경영을 경험하면서 부모세대가 겪어온 어려움과 노하우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부모세대의 경험을 존중하는 태도와 자녀세대의 성실한 노력, 충분한 대화가 세대갈등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세대 간 신뢰를 쌓고 서로의 역할과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안정적인 농장 경영과 지속적인 가업 승계의 밑바탕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처럼 청년 한돈인이 늘면서 양돈장의 세대교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세대가 한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만큼 경영 방식과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은 피하기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결국 부모세대의 경험과 노하우를 존중하는 자녀세대의 자세, 자녀세대의 새로운 시도와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부모세대의 열린 태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세대 간 차이를 갈등의 원인이 아닌 상호 보완의 기회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을 이어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