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도드람양돈농협, 가공사료 대중화 시대 열다

28일 전북 정읍 가공사료 공장 준공 가공사료 급여 오랜 편견 해소 기대 사료 단가보다 중요한 지표는 ‘FCR’ 펠릿 가공으로 허실 줄이고 증체 효과 사료 형태 변화, 농장 수익선 개선으로

2026-10-21     김현구

양돈농가의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사료비 절감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 단가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양의 사료로 얼마나 많은 증체를 이끌어내느냐가 농장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돈업계가 주목하는 것이 ‘가공사료’로 대표적인 형태가 펠렛(Pellet)과 크럼블(Crumble)이다. 사료의 물리적 특성을 개선해 허실을 줄이고 섭취성을 높이는 한편, 사료요구율(FCR)을 낮춰 생산비를 줄이려는 접근이다. 사료가격 상승과 생산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료의 품질뿐 아니라 실제 농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되는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도드람양돈농협도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가공사료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그동안 도드람은 가루사료를 중심으로 사료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가공사료는 OEM 방식으로 조합원들에게 제공되어왔다. 하지만 외부 위탁생산으로는 품질 관리와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한계가 있어, 농장 현장에서는 가공사료도 조합이 직접 생산해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번 가공사료 생산 기반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도드람이 직영공장에서 가공사료를 직접 생산·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료사업의 영역이 가공사료까지 넓어지면서 도드람 사료사업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자회사인 ㈜디에스피드는 오는 28일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태인면에서 ‘정읍공장 가공사료 시설 준공식’을 개최한다. 이번 시설 준공은 새로운 사료 생산설비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넘어 조합원의 안정적인 사료 공급과 농장 생산성 향상을 연계하는 가공사료 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공사료 인식의 장벽=가공사료가 양돈 현장에 널리 보급되지 못한 데에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농가들의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질이 낮은 원료를 사용한다는 편견이 남아 있으며), 기존 가루사료에 익숙한 농가들 사이에서는 가공사료의 효과와 경제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있다. 가공사료의 장점이 알려져 있더라도 실제 농장에서의 급여 경험이나 성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선뜻 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가공사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개선 효과를 객관적인 데이터와 현장 사례로 입증하고, 농가들이 직접 효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과 정보 제공을 병행해야 한다.

이에 ㈜도드람양돈서비스는 가공사료에 대한 오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성 개선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가공사료 급여에 따른 일당증체량과 사료요구율 개선 수치를 통해 중요한 것은 급여 성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농가들이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가공사료의 효과와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료 단가보다 중요한 ‘사료요구율’=양돈농가의 경영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사료는 돼지를 키우는 전 과정에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만큼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농장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이에 농가들은 사료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제품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사료가격만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돼지의 증체가 더디거나 사료 허실이 많아 투입량이 늘어난다면 전체 생산비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료비를 줄이려면 구매 단가뿐 아니라 사료가 실제 생산성으로 연결되는 과정까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생산성 관리에서 중요한 지표가 사료요구율이다. 사료요구율은 돼지의 체중을 1kg 늘리는 데 필요한 사료량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료요구율이 2.8이라면 체중 1kg을 늘리는 데 사료 2.8kg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같은 출하체중을 기준으로 사료요구율이 낮아지면 필요한 사료량이 줄어들고, 이는 사료비 절감과 농장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펠렛·크럼블 가공으로 사료 허실 줄이고 생산성 개선=가공사료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적인 가루사료는 급이 과정에서 날리거나 돼지가 먹는 도중 바닥에 떨어지는 등 허실이 발생할 수 있다. 사료가 급이기 주변에 쌓이거나 돼지가 사료를 골라 먹는 과정에서도 사료 이용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펠렛 형태로 가공한 사료는 일정한 크기와 형태를 갖춰 급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허실을 줄이고 섭취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정한 형태로 가공함으로써 돼지가 영양소를 보다 균일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장점이다. 크럼블 사료는 펠렛을 다시 일정한 크기의 입자로 가공한 형태로, 펠렛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입자 크기와 형태를 조절해 급여 편의성과 사료 이용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펠렛과 크럼블은 단순히 성장단계에 따라 구분되는 사료 형태라기 보다, 돼지의 섭취 특성과 농장 급이 여건, 제품별 목적에 맞춰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공 형태로 볼 수 있다.

다만 가공사료의 실제 효과는 원료 구성과 가공 조건, 펠렛의 크기와 강도, 농장의 급이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사료의 형태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영양 설계와 가공기술, 농장 급이 관리가 함께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도드람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공사료는 가루사료와 비교해 일당증체량이 6.3% 증가하고 사료요구율은 5.3%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공사료의 효과를 사료 섭취량뿐 아니라 성장 속도와 사료 이용 효율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사료요구율이 0.15 개선될 경우 출하돈 한 마리당 약 17kg의 사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돼지 한 마리에서 줄어드는 사료량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연간 수천 마리를 출하하는 농장에서는 누적 절감량이 상당한 규모로 커질 수 있다.

도드람은 모돈 100두 규모 농장을 기준으로 가공사료의 경제성을 분석했다. MSY 22.6두 기준, 평균 출하체중 115kg을 적용하고 사료요구율이 0.15 개선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3만8천985kg, 약 39톤의 사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료단가를 kg당 577원으로 적용하면 연간 사료비 절감액은 약 2천249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가공비를 반영한 이후에도 연간 약 1천135만원의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는 것이 도드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료 품질과 농장 시설이 함께 맞물려야=가공사료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려면 생산시설뿐 아니라 농장의 급이 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 펠렛은 크기와 강도, 가공 조건, 날씨 등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펠렛이 쉽게 부서지거나 크럼블의 입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분진 발생량이 증가할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분진은 가공사료 본래의 장점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료 이숑과 급이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펠렛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돼지의 성장단계에 비해 입자가 크다면 섭취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어 적정한 물성 관리가 중요하다. 따라서 펠렛에서는 적정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하고, 크럼블에서는 돼지의 성장단계에 맞는 균일한 입자 크기를 확보하면서 미세분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품질관리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농장에 설치된 급이기와 사료라인이 가공사료에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도드람은 가공사료 도입 시 기존 급이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면 사료라인이 막히거나 펠렛과 크럼블이 다시 분쇄돼 분진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료 형태가 바뀌면 기존 시설에서 사료가 이동하고 공급되는 방식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도드람양돈서비스는 사료라인 직경을 48mm 이상으로 확보하고, 사료가 급격하게 낙하하는 것을 줄이며, 펠렛 품질에 맞춰 급이량을 조정하는 등의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적용 시에는 농장의 이송 방식과 급이시설 구조, 사료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공사료 도입을 검토하는 농가는 사료 교체에 앞서 급이기 형태와 사료라인 직경, 이송 방식, 급이량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존 시설이 가공사료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만 바꾸면 사료 허실이 늘거나 라인 막힘 등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펠렛의 크기와 강도, 크럼블의 입도와 미세분 발생량 등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산 과정에서 품질 편차가 커지면 농장에서의 섭취량과 관리 효율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공사료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생산시설의 품질 관리와 농장별 급이 환경 점검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읍 공장 준공 통해 가공사료 확대 기대=디에스피드의 정읍공장 가공사료 시설 준공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공사료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서 사료 품질 관리와 생산 효율을 높이고, 조합원 농가의 사료 이용 효율 개선까지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가공사료 생산체계를 확보함으로써 돼지의 성장단계와 농장의 환경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형태의 사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성장단계별 섭취 특성을 고려한 가공사료 공급이 가능해지면 사료의 물리적 품질과 영양설계를 함께 최적화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특히 조합원 농가를 기반으로 하는 도드람양돈농협은 사료 공급과 농장 생산성 향상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안정적인 공급에 그치지 않고 실제 농장의 급여 성적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사료 생산과 사양관리에 반영한다면, 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경영 개선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디에스피드 정읍공장 준공을 계기로 가공사료가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아가 가공사료 보급 확대가 기존 사료 급여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며 한돈산업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